법조비리' 고법 부장판사 구속영장 검토
(서울=연합뉴스) 법조팀= 법조계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법조브로커 김홍수씨에게서 사건 청탁과 함께 금품 등을 제공받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조만간 청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16일 김홍수씨와 A 부장판사에게 사건 청탁을 했다는 사람들을 최근 폭넓게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높았던 점 등을 들어 A 부장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홍수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A 부장판사에게 수년에 걸쳐 사건 청탁 등과 관련해 수천만원을 제공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계좌추적에서 일부 수표가 A 부장판사에게 지급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A 부장판사는 최근 4차례 소환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수사팀 내부에서는 증거인멸 방지 차원에서라도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건 청탁인의 경우 김홍수씨 주장과 달리, A 부장판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데다 A 부장판사에게 건네졌다는 금품 중 상당 액수는 대가성 입증이 쉽지 않아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해야 한다는 견해도 여전히 있다.
이와 관련, 검찰 고위 간부는 "A 부장판사를 구속할 수밖에 없다"며 영장청구 방침을 분명히 한 데 반해 수사팀 실무를 책임진 다른 인사는 "구속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조사를 더 해본 뒤 결정할 문제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이번 주중 A 부장판사를 1∼2차례 더 불러 김홍수씨와의 대질신문을 포함한 보강조사를 벌인 뒤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중 A 부장판사의 신병처리 문제를 결론낼 계획이다.
검찰이 A 부장판사에 대해 영장 청구를 하게 되면 후배 부장판사 앞에서 자신의 영장심사를 받게 되는 사법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검찰은 김홍수씨에게서 1천만원 안팎의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검사 B씨와 3천만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된 전직 경찰서장 C 총경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A 부장판사의 신병처리 시기에 함께 결론낼 예정이다.
검찰은 B 전 검사의 경우 김씨로부터 받은 돈을 부서 직원들에게 `격려비'로 나눠주거나 부서 회식비 등에 사용한 점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되면 김홍수씨에게 금품과 향응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 지목된 지방법원 부장판사 3명과 전직 부장검사 2명 등 나머지 수사대상자 7∼8명에 대한 조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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