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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이기고도 수년간 빚 못 받아"…'재산공개제도' 유명무실
[노컷뉴스 2006-01-17 08:17]

[주소나 금융기관 정보 등 없으면 재산 조회 불가능 '허점 투성']
채무자들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재산을 조회할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주소나 금융기관 정보가 없을 경우 무용지물이 되는 등 허점 투성이어서 민사소송에서 이기고도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15년간 여수에서 수산물 유통업을 했던 김모씨.

김씨는 부도를 낸 거래처에 민사소송을 내고 승소했지만 4년째 수천만원이 넘는 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채무자들이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이사를 가버리거나 부인에게 재산을 넘기고 위장이혼까지 했기 때문이다.

김씨와 같은 채권자들이 떼인 돈을 받을 수 있도록법원에는 채무자의 재산조회를 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채무자들의 주소를 모르거나채무자들이 어떤 금융기관에 재산을 예치했는지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김씨는 "주소를 몰라도 그렇고 은행에 재산조회를 해보려고 해도 은행마다 일일이 모두 서류를 꾸며서 조회신청을 해야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씨같은 채권자들은 채무자들이 금융재산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려 해도 어떤 금융기관인지 모르면 모든 금융기관마다 일일이 서류를 꾸며 신청해야 한다.

법원관계자도 채권자들이 재산공개제도 자체를 잘 모르거나 신청을 해도 채무자들이 돈을 갚지 않기 위해 도피를 하는 경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한 법원 관계자는 “사실 업그레이드 되기는 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다"고 말했다.

채권자들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해 만들어진 재산공개제도가 그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해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BS사회부 김중호 기자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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