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이 돌연 연기된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판부의 변론재개 결정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소환조사 여부도 3월 이후로 늦춰지게 됐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5부(조희대 부장판사)가 17일 공식적으로 밝힌 변론 재개 이유는 단순하다. 재판부는 “이재용씨 남매의 전환사채 인수 과정과 관련해 이제까지 드러나지 않은 새로운 진술이 나온 만큼 사실관계를 추가로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변론재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식을 전담관리하는 직원이 전환사채를 매입했고 인수절차는 비서실 박모전무(사망)가 담당해 자신들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른다”는 이씨 남매의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구체적인 경위 파악이 필요하다는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개된 변론 공판은 3월8일에 열릴 예정이다.
변론이 다시 개시됨으로써 선고는 언제 내려질지 또다시 부지하세월이 됐다. 에버랜드 재판은 앞서 1심에서도 선고를 앞두고 2번이나 재판이 연기되는 곡절을 겪었다. 항소심에서도 재판장 인사이동 등을 이유로 재판부가 2차례 바뀌면서 도합 5년째 재판이 진행중이다. 일각에서는 2월 법원인사에서 주심 판사가 전보돼 재판이 또 연기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재판부가 부담스런 재판을 질질 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올 정도다.
검찰은 법원이 선고를 이틀 앞두고 변론을 재개한 데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표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는 새로운 사실이 나왔다고 하지만 이는 그간 공판을 통해 여러번 거론됐던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주식인수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박전무는 사망한 상태여서 증인 조사도 불가능하다. 검찰 관계자는 “법원이 인수과정에 대해 어떤 부분을 궁금해하는지 검찰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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