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과 관련하여 나라 안에서는 민족 자주를 들먹이며 떠들다가도 협상 파트너인 미국 사람들 앞에만 가면 고분고분해지는 외교관들이 있다고 외통부 북미국장이 발언한 내용을 어느 일간지가 보도했다.
우리 나라 과거 역사에 비추어 보건대 외통부 근무자들 중 힘있는 사람들 앞에만 가면 고분고분해지는 사람들이 소수가 아니라 외통부에 있는 사람들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외통부에 근무한다면 외무 고시에 합격했거나 7급으로 들어 갔거나 아니면 육사를 나왔거나 그래도 최소한 주위에서 찬사를 보내는 시험에 합격하여 들어 갔을 것이다.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들어 갔다고 보자.
합격했을 당시에는 주위에서 부러움과 칭찬, 고등고시에 합격할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국가를 위하여 뭔가 큰 일을 하여 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합격한 당사자는 어떤지 보자!
자신의 영달과, 입심양명하는 것이 효의 근본이요 가문의 영광을 위하는 일이라는 일념하에 외무고시에 합격하기 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글공부만 하여 합격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목숨을 바치겠다는 비장한 각오는 찾아 볼래야 찾아 볼 수도 없다.
그런 것은 이런 사람하고 아예 처음부터 거리가 멀다.
애국이니 하는 따위는 관심도 없다. 오직 개인의 명예와 가문의 영광만을 위하여 공부한 것이다.
고시합격하기 위하여 글공부만 하여 문약한 탓에 뱃때기에 칼이 들어 와도 나라를 위해 할 일은 하겠다는 배짱도 없다.
그래도 국록을 먹은 사람이라고 국익을 위하여 협상을 하겠노라고 각오를 하고 회의장에 가기는 갔으나 막상 힘있는 나라 사람들 앞에 서니 팔다리가 떨리고 말이 더듬거려져 도저히 상대방의 요구를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미국 사람들 앞에만 가면 고분고분해진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외교통상부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부 모든 부처에 해당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현대에 와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수 백년 전부터 내려오는 우리 나라 관료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점이기도 하다.
고려나 조선 시대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들도 다 이런 부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은 숭문천무 사상에 입각하여 글로 시험을 보아 거기에 뽑힌 사람들만이 정부 고위직을 차지하는 전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
고시에 합격했다는 것은 고시 공부만 했기 때문에 다른 것은 할 수 없다는 말과도 통하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사람들은 고시 합격했다면 뭐 대단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고 그에 맞추어 큰 일이라고 해 줄 것 같이 맹목적으로 기대하고 추종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결국 나라를 망치고 나라를 잃게한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하여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국민들은 아직도 고시, 더 근본적으로는 숭문에 대한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단점인 이성적 판단력의 부족과 신비주의 때문이라고 본다(민족성의 단점에 대하여는 목수단 홈피 '시론 만필' 란 중 '민족성의 단점' 참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꼭 필요한 사람은 용기와 배짱을 가지고 온갖 위협에 맞서서 국익에 맞는 일을 하는 사람이지 힘있는 나라에 고분고분하는 고시합격한 글쟁이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식한 깡패출신이 글공부만 한 고시 합격자보다 나라를 위하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족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성에 입각하여 신비주의에 빠지지 않아야 하고, 고시 제도에 대한 맹목적 환상을 떨쳐 버려는 것도 그 중의 하나라고 본다.
03. 11. 14.
부국 강국 통일을 위한 목수단(민족성 개조단) 임시 대표.
한국군 개혁을 위한 시민모임 공동 대표. 서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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