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판사비리 > 성님 아우 재판

법조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금품·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 1심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려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황현주 부장판사)는 2일 브로커 김씨로부터 사건청탁 대가로 1000만원과 술자리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김모 전부장판사(46)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재판부는 앞서 조관행 전 고법부장판사에게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날 형사합의 21부(이종석 부장판사)는 김씨에게 지명수배 조회결과를 알려주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모 전 경정(42)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재판부는 앞서 김영광 전검사에게 징역 1년을, 민오기 전총경에게는 징역 2년6월을 선고했다.

같은 재판부인데도 유·무죄가 엇갈린 것은 브로커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개별적으로 검토해 ‘선택적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김씨의 진술이 다른 증거나 증인들의 진술과 부합하면 신빙성을 인정했지만 김씨 진술이 다른 진술이나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씨 진술과 함께 강력한 증거로 검찰이 제출했던 ‘김홍수 다이어리’도 신빙성을 인정받지 못했다. 앞서 형사합의 22부(장성원 부장판사)는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모 전 국회의원 보좌관과 송모 전 서울세관 직원에 대해 다이어리의 조작가능성을 이유로 각각 무죄와 선고유예를 선고했다.

‘법조비리’로 기소된 피고인은 전직 판사 2명, 전직 검사 3명, 경찰관 2명, 전 국회의원 보좌관, 세관 공무원 등 9명으로 이중 7명의 1심 판결이 마무리됐다. 조전부장판사 등 3명은 유죄, 3명은 무죄, 1명은 선고유예를 받았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2명에 대한 1심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영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