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잘못을 저지른 영국계 전직 판사부부를 법조계의 탄원에도 불구하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홍콩 카우룽(九龍)구 법원은 26일 고등법원 판사를 지낸 영국계 마일스 헨리 잭슨립킨(82)과 홍콩계 부인 루실 윤심(馮閏禪.81.변호사)에 대해 사회복지 자산에서 193만홍콩달러(약 2억3천만원)를 편취한 혐의로 징역 11개월을 선고했다.
재판장인 패트릭 리(李翰良) 판사는 잭슨립킨 전 판사 부부에게 관용과 선처를 요청하는 4건의 탄원서를 받았지만 이들의 보석 신청까지 기각하고 즉각 수감토록 결정했다.
이중에는 제럴드 고프리 전 항소법원 부법원장 등 법조계 원로 12명이 연명으로 제출한 탄원서도 포함돼 있었다.
리 판사는 "피고들이 검찰의 기소 혐의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이는 사실 자업자득"이라며 "이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복지자원을 편취한 만큼 엄정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가차없는' 판결을 내렸다.
수감된 잭슨립킨 전 판사 부부는 지난 2000년 은퇴한 이후 초등학교에서 매주 2시간씩 영어를 가르치는 등 무료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며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았던인물.
결혼한지 44년된 이들 부부는 그동안 단 하루도 떨어진 적이 없어 이번 징역형 선고로 떨어져 지내야 하는 일에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부부는 2003년 9월부터 2005년 2월까지 공공주택과 보청기, 복지기금 등 193만 홍콩달러의 복지자산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돼 1년여간 재판을 받아왔다.
'전관예우' 관행으로 비리를 저지른 법조계 인사, 특히 판사 출신에게는 '솜방망이 처벌'을 해왔다는 비판을 듣는 한국으로선 홍콩 법원의 판결이 신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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