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판사비리 > 저울이 저울다워야 저울이지” 대검, 영장갈등 풍자극

오늘 백설공주 살해사건 용의자인 왕비의 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이 소명 부족으로 또 기각됐다고 합니다. 해도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건 남의 장사에 소금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인분을 들이붓는 격입니다.”

28일 저녁 대검 별관 4층. 검찰이 송년행사로 마련한 풍자극 ‘백설공주 살인사건’의 막이 올랐다. ‘형님뉴스’의 앵커가 격앙된 목소리로 영장기각 소식을 전했다.

검찰의 송년연극은 최근 법원·검찰 간 첨예한 갈등을 빚은 법원의 영장기각 사태를 빗댄 것으로 예고되면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검찰은 이날 연극을 통해 그간 법원에 쌓인 ‘구원’을 풀어내려는 것 같았다. 법원이 백설공주에 대한 부검영장을 기각하는 장면. 검찰 관계자는 ‘형님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딸을 살해한 반인륜적인 범죄행각이 사건의 실체인데, ‘예쁘니까 부검할 수 없다’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죠”라고 했다. 론스타 임원진에 대한 체포·구속영장이 기각된 직후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던진 일성을 패러디한 것이다.

한 수사관이 압수수색영장이 기각되면 토씨 하나 안 고치고 재청구하면 된다고 하자 검사는 “지난번 외로운 별(론스타)사건 때도 안 통했는데…”라고 대꾸했다.

검찰은 비판여론을 의식해 민감한 대사를 상당 부분 빼거나 다른 표현으로 바꿨다. “판사가 판사다워야 판사지”라는 원래 대사는 “저울이 저울다워야 저울이지”로 바뀌었다. ‘법원’은 ‘옆집’이라는 표현으로 대체했다.

당초 기자역으로 깜짝 출연키로 했던 정상명 검찰총장은 여론을 감안해 무대에 오르는 것을 취소했다. 대신 정총장은 객석으로 내려온 ‘형님뉴스’ 리포터의 주문 형식을 빌려 팻말에 쓰인 ‘명경지수’를 소리내어 읽었다.

〈이인숙기자 [email protected]〉 7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