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 조용히 살고 싶었는 데... 왜 또 글을 쓰게 만드시나요?
각하!
대통령님!
판사시절의 초심은 엿바꿔드셨나요? 왜 국민들 아니 자식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시나요? 아비되기를 포기하신 것인지 아님 간신배들에게 둘러싸여 꼼짝을 못하시는 건가요? 처음 가장의 자리에 올라 신변보호받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던 소박하고 당당한 그 모습은 어디로 갔나요? 권력을 쥐다보니 이제는 권력자가 되셨나요? 옛말에 "과부사정은 과부만이 안다"고 하여 4천7백만 가난한 백성들은 당신의 대통령취임을 퍽이나 반겼는 데...이제는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기억 못한다"는 옛말이 되었나요? 역시 옛말에는 틀린 것이 없나봅니다.
공부도 잘 하신 분이 역사시간에는 도시락만 드셨습니까? 그리도 역사에는 관심이 없으신지요? 과거의 권력자들 아니 우리나라의 역대 대통령들만 보더라도 그 분들 역시 초심은 아름답고 소박했지만, 그 초심을 잊었기에 무능한 자, 독재 권력자로 낙인되지 않았습니까? 누그던 초심에는 거짓과 욕심이 없기 마련이지만 그 초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면 역사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지요. 그렇지만 각하! 유행가 가사처럼 "역사는 흐릅니다." 초심만 지킨다면...
'애들 앞에서는 냉수도 함부로 못 마신다'는 옛말이 그르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집안의 아비된 자가 그 행동이나 언사에 있어 지나치게 되면, 그 자식들은 반드시 따라하게 된다는 말이지요. 바로 엊그제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셨나요? 혼자서는 방법을 깨우치기가 어렵다면 요즘 애들처럼 학원에라도 다니시거나, 너무 바빠서 학원 갈 시간이 없으시면 급하나마 총리에게라도 비법 좀 전수해 달라고 하시던지요...
제발 자식들 창피하게 만드는 언동은 삼가 해 주셨으면 좋겠군요. 자식들은 홍수에 태풍에 잠 못이루고 있는 데 당신께선 오페라나 관람하시구... 자식들은 애비에게 잘 보이겠다며 몇 시간 동안이나 줘 터지며 빗속에서 비 맞은 생쥐꼴이 되었는 데, 비 몇 방울 맞으면 대머리된다고 우산을 쓰고 재롱잔치에 참석하다니요... 또 저 혼자 잘 되겠다고 멀쩡한 친구들을 협박하여 북녘 땅에 처박아 놓고서는, 민주화가 어떻다고 탁상론이나 지껄이는 자를 민주투사인양 미화하는 간신배들의 놀음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계시니 정말 답답할 따름입니다.
요즘 세간에는 이런 우스게 소리가 떠돈답니다. 어떤 아리따운 이는 "김철수라 하니 처벌할 수 있겠나?"라 하고, 또 어떤 권력자는 "김철수는 공소보류를 해 주셨으면..."라고 하더라....하니 전 인민의 이름을 김철수로 개명 해야 하지 않겠나? - 북녘에서 김정일
그나마 각하께서는 "...분단 체제속에서 생산된 것이고..."하시며, "...원숙한 처리를 하는 것이..."라며 위 관료들보다는 다소 미미한 표현을 하셨으니, 그들보다는 한 수 위이신것만은 분명하군요. 근데 무엇이 분단체제속에서 생산되어 원숙하게 처리를 하더란 말인가요? 아하 "Made in Korea!" "국산품이니까!"...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그리 멍청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Made in Korea가 과거에 얼마나 냉대를 받았습니까? 국산품이라며... 지금은 명품시대입니다!
각설하고, 직언드리자면 각하께서는 초임 판사시절을 잊으시고, 변호사시절만 마음속에 두신 것 같습니다. 판사시절에는 공정한 재판으로 원피고의 의견을 종합판단하여 불합리한 판단을 배제하고 진실만을 아니 마땅히 공정한 판결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변호사는 판사와는 입장이 다르지요. 이유야 어쨌던 의뢰인의 권리만이 지상의 최대 과제가 되지요. 그리고 그 승리했을 때의 쾌감이란...옛말에 "'사'자 가진 도둑놈"이란 "변호사, 검사, 의사"라는 것의 의미를 아시나요? 변호사 출신답게 모든 일을 소송으로 해결하시려 드는 것만 보더라도 지말이 맞지요? 또 옛말에 "집안에 송사가 있으면 삼년동안 재수가 없다"고 하였는 데, 도통 옛말에는 관심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이제는 변호사가 아닙니다. 4천7백만의 아비로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집안의 가장이십니다. 제발 판사시절의 초심으로 돌아가세요. 그래서 의연하고 굳굳한 자랑스런 아비의 모습으로 당차고 모범스런 가장의 업적을 쌓으세요. 제발 고개숙인 요즈음의 못난 아비들을 대신하여 각하만이라도 아비의 위신을 세워주세요...
야당에서 몇 마디 지껄였다고 발끈하여 얼굴을 붉히시는 것이나, 툭하면 말로 먹고사는 언론과 말로 대결하시려 한다거나, 평소에 가까이 하던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못하시는 것은 요즈음의 못난 아비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호랑이도 강하고 똑똑한 자식을 키우기 위해 새끼들을 언덕에서 굴린다고 합니다. 하물며 강한 아비가 되는 길이 그리 쉽겠습니까?
진정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면 칠십만원의 월세를 내지 못하는 소녀가장을 위해 그 월세를 대신 내겠다며 소송을 취하시킨 판사의 마음으로 돌아가세요, 역사는 흐릅니다. 따라서 초심만 지킨다면 역사는 바뀔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반 만년 역사를 지닌 강한 나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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