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사상 최악의 교통 마비사태를 불러왔던 뉴욕 대중교통노조(TWA)의 파업이 사흘 만에 끝났다.
파업이 시작된 20일 당일 뉴욕시가 법원에 불법 파업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노조에 대해서는 파업 하루당 100만달러(10억원)를, 파업 노조원에겐 파업일수 하루당 이틀치 임금을 벌금으로 내도록 명령했기 때문이다.
뉴욕주법은 공공기관 근로자의 단결권과 단체협상권은 보장하고 있으나 파업은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노조는 뉴욕시가 근로자 복지를 축소한다는 이유로 불법 파업에 돌입했다. 법원의 판결로 노조 재정이 3일 만에 바닥나고 시민들마저 파업에 등을 돌려 노조가 백기 투항한 것이다.
뉴욕시 파업이 끝나던 날 한국에선 2년 넘게 끌어온 철도노조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이 있었다. 철도노조는 2003년 6월 정부의 철도산업 민영화에 반대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에 대해 정부는 파업 종료 후 97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철도 민영화는 정부정책에 관한 사안이므로 파업 대상으로 인정하기 힘들고 파업 결정 과정에서 찬반투표 등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파업’이라며 2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노조의 불법 파업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
중요한 것은 불법 파업에 대처하는 정부 방식이다. 한국에선 정부 담당 부서들이 불법 파업이 발생해도 법이 규정한 절차를 밟기보다 청와대와 노동계의 눈치를 살피기 일쑤다.
그리고 정부나 기업들은 불법 파업에 대해 제기한 민·형사 소송을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서 으레 철회해 버리거나 심지어 회사가 배상금을 대신 내주는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법원의 불법 파업에 대한 소송 절차가 지나치게 시일을 끌고 있는 것도 문제다.
기업들이 불법 파업 중지 가처분이나 손해배상 가압류 신청을 내면 법원 결정이 나올 때까지 보통 3~4주가 걸린다. 웬만한 기업은 이 불법 파업 기간 중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본안 소송은 철도공사 소송 예에서 보듯 2~3년이 걸린다. 이러니 기업들은 법의 결정에 기대기보다 그래선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불법 파업을 벌인 노조와 타협하려 하고 노조의 불법에 대한 책임을 묻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뉴욕 파업사태가 보여주듯이 불법 파업에 대한 심판관으로서 법원만큼 위력 있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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