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 변론수임료 과다요구 진정/법원 결정으로 2천만원 돌려받아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상대로 약정금반환 청구소송을 냈던 70대 할머니가 눈물겨운 투쟁끝에 승소,수임료 2천만원을 돌려받았다.
원학숙(72·여·경기도 고양시 토당동)씨가 부산지방변호사회에 김모변호사(47)의 불성실 변론과 수임료 과다요구 등 「비리」를 내용으로 하는 진정서를 낸 것은 지난 1월.
원씨는 진정서에서 『김변호사는 지난 95년 12월 수임료 2천5백만원을 받고 부산은행 전 문현동지점장 이모씨(53)와 대리 김모씨(43)를 상대로 은행예금 5억여원 횡령혐의로 고소한 진정인(원씨)의 사건을 맡았으나 수임후 불성실한 변론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이들에게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씨는 『변호사회칙에 따라 김씨를 징계하고 승소조건으로 지불한 수임료를 돌려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사건을 조사한 부산변호사회 윤리위원회는 수개월에 걸친 조사끝에 「혐의없음」으로 처리했다.
이에 통분을 느낀 원씨는 지난 4월14일 김씨를 상대로 2천5백만원을 돌려달라는 약정금반환청구소송을 부산지법에 제기했다.〈본보 4월15일,7월10일자 29면 보도〉
담당재판부인 부산지법 민사7단독 금덕희 판사는 3개월여에 걸친 심리끝에 지난달 9일 『김변호사가 받은 수임료 2천5백만원은 사회통념상 지나치게 많으므로 5백만원을 제외한 2천만원을 원씨에게 돌려주라』는 조정결정을 내렸다.
조정결정이 내려지자 김씨는 돈을 되돌려주겠다며 경기도 고양시 큰딸집에 살고 있는 원씨를 두차례에 걸쳐 부산으로 내려오게 하고선 그때마다 『잘못을 인정하라』는 등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하며 돈을 주지 않았다.
더욱이 원씨는 지난 6일 김씨의 사무장과 승강이를 벌이던중 전치2주의 상처를 입기까지 했다.
지난 12일 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냈던 김씨는 15일 무슨 까닭인지 원씨에게 수임료 2천만원을 되돌려준 뒤 이의신청을 취소했다.
원씨는 『일반인이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를 상대로 이미 지불한 수임료를 되돌려 받는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한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이 사건이 소송의뢰인을 홀대하고 불성실한 변론을 일삼는 국내 변론풍토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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