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천년주의를 표방한 요한계시록 공과책

박재권 / 캐나다 주재 기자

▲ 예장고신총회에서 펴낸 "평신도를 위한 요한계시록 공과"

하나님의 고귀한 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은 올바른 말씀의 젖으로 성장하여 단단한 음식과 질긴 고기를 소화하기까지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것이 하나님의 원하시는 뜻이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의 지식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 2:4). 하지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진리의 지식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게으름과 나태함도 있지만 그 양들을 먹이는 목자의 탓이 더 크다. 각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갈급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별개의 문제지만, 말씀의 물에 갈급한 양을 올바른 말씀의 물가로 인도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목자의 책임이 크다. 특별히 성경공부를 통해서 올바른 교리를 체계적으로 가르치지 못했다면 그것은 목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고, 잘못된 교리를 가르쳐서 양들을 혼란케 하는 것 역시 하나님 앞에서 양떼들에게 거짓말한 죄를 지은 것이다. 오늘날 잘못된 가르침의 근원은 변개된 성경을 바탕으로 교단교리에 오염된 거짓 교사들을 통해서 배운 사람들이 앵무새처럼 똑같이 가르쳤기 때문이다.

예장고신총회는 지난해 “요한계시록 주석”을 발간한 데 이어 이번에는 “평신도를 위한 요한계시록 공과”를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2008년 총회에서 교단에 속한 모든 교인들에게 요한계시록을 가르치기로 결정한 학습자용과 인도자용 2권으로 만들어진 공과는 요한계시록 전체 22장을 한 장씩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됐는데, 특별히 국내 이단들이 요한계시록을 오용하고 있는 부분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예장고신총회 유사기독교연구소장 최병규 목사는 “많은 이단들이 요한계시록에 대한 거짓 해석으로 교인들에게 접근하고 있는 만큼, 교회는 요한계시록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교인들에게 가르쳐 건전한 종말론적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경은 공부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성경공부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성경적임이 틀림이 없다. 그러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정확한 교리로 가르치지 아니하면 이단적 교리를 가르침으로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네가 진리의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자신이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일꾼으로 인정받도록 공부하라』(딤후 2:15). 성경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되려면 말씀을 올바로 나누어 하나님께 인정받도록 공부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공부한 일꾼은 당연히 하나님의 사역을 받들어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을 하는 데 있어서 자기 역량만큼만 가르친다면 결코 오류를 범하므로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변개된 성경을 바탕으로 양떼를 인도한다면 자신은 물론이고 양떼도 함께 오류에 빠지게 되고, 결국은 부끄러움을 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성경공부를 한들 결코 올바른 교리로 무장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 결코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다. 『항상 배우나 진리의 지식에는 결코 이를 수 없느니라』(딤후 3:7).

예장고신총회 측의 문제에 있어서 그 내용을 살펴보기도 전에 실망스러운 것은 예장고신총회 출판국이 출간한 “평신도를 위한 요한계시록 공과”는 무천년설 견해를 따르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목사는 “교단과 신학자마다 견해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교인들에게 견해가 다른 부분을 설명하면서 공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들이 성경과 배치되는 무천년설을 토대로 가르치면서 어떻게 견해가 다른 전천년주의를 매도하게 될지 자못 궁금하기 짝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도 인지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남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단 말인가? 『어찌하여 너는 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가 네 자신의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네 형제에게 ‘형제여, 내가 네 눈 속에 티를 빼내 주겠노라.’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여, 먼저 네 자신의 눈에서 들보를 뽑아 내라. 그러면 네가 명확히 보고서 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리라』(눅 6:41,42).

요한계시록 20장에는 천년이라는 단어가 여섯 번이나 나온다.(계 20:2,3,4,5,6,7). 이 천년이라는 단어는 무척이나 중요한 단어로서 전천년주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여기서 여섯 번씩이나 말씀하시는 천년이 문자적인 천년이 아니라면 왜 굳이 여섯 번씩이나 되풀이해서 말씀을 하셨는가? 예수 그리스도께서 천년왕국 이전에 오셔서 천년동안 다윗의 보좌에서 통치하신다는 것인데, 이 전천년체계야말로 성경해석상 가장 올바른 해석이다.

그런데 무천년주의 관점에서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내놓은 요한계시록 공과공부 책은, 필자는 그 책을 살펴보지 못했으나 그들의 선전에 따르면 보나마나 처음부터 빗나간 공부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들은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되는데, 예수님께서 이러한 사람들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내시면서 하신 말씀은 다음과 같다.『소경이 소경을 인도할 수 있느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아니하겠느냐? 』(눅 6:39 ). 그런데 마태복음에서는 그들을 그대로 두라고 말씀하신다. 『그대로 두라. 그들은 소경이 되어 소경을 인도하는 자들이라.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지리라』(마 15:14). 성경은 이처럼 무지로 인해 고집을 부리는 사람들을 그대로 내버려 두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누구든지 무지하다면 무지하게 내버려 두라』(고전 14:38).

그냥 내버려둔다는 것은 요즘말로 하자면 “왕따”를 시키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슬픈 일 아닌가? 이들은 불의 가운데서 진리를 붙들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 가운데서 진리를 붙잡는 사람들의 모든 불경건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계시되거니와』(롬 1:18). 진리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이라면 진리를 붙들어야 한다. 바른 성경으로 바른 진리를 붙들어야 한다는 말이다.『우리가 진리를 거슬러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해서만 할 수 있느니라』(고후 13:8). BP 바이블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