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언론을 껴안으라고 권하니까, 언론은 강자고 내가 약자여서 그리할 수 없다길래 얼굴만 빤히 바라봤노라 운운, 코드정치 운운 하면서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성토하는 원로 종교인이 있다.
물론 국민들 중 일부는 자신의 시각에 따라서 그런 권고를 옳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줄 안다. 그러나 그것이 자기를 포함한 일부 국민의 시각일 뿐임을 왜 모른단 말인가?
지금 무슨, 대통령이 언론을 껴안지 않아서 그게 원인이 돼서 청년실업, 북핵문제, 파병문제, 교육문제 등 국가적 난제가 생겼다는 말인가? 참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시각이다.
나는 그런 그의 시각이 매우 도식적이고 피상적인 것이며, 민중들의 진정한 고뇌를 간파하지 못한데서 오는 현실적인 식견의 부족상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물론 언론과의 관계도 중요한 것이긴 하나, 과거 독재정권은 아예 언론을 쥐잡듯이 잡아 놨었다.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행정수반은 오히려 언론과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는 문제다.
대통령에게 그렇게 필사적 각오로 충고를 아끼지 않는 분이라면, 왜 과거 군사독재 시절 유신강행은 필사적으로 막어내지 못했으며, 5공이란 공포통치는 왜 변화시키지 못했는가? 솔직히 그 때는 위협이 두려워 말한마디 못하고 쥐죽은 듯 있었던 것이 아닌가, 만일 그게 아니라면 그런 세력들을 뒤에서 찬동했다는 것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이러한 물음에 답해야 할 것이다.
원로는 원로 답게 민중들의 고민과 고통에 함께 참여하는 자세를 가지고 현실을 폭넓게 살펴봐야 할 것이고, 특히 종교지도자 입장이라면 쉽게 말하지 않고 많은 얘기들을 경청하는 자세로 매우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이 말은 다른 종교지도자들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다. 잰채하며 폼이나 잡는 것이 원로요, 종교지도자는 아니다. 테레사가 그랬었나?
지금의 국가적 현안들이 쉽게 정답이 나올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더욱 고민하고 심려해야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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