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대위원 13명이 위원장 교체를 청원하고 나섰다.

전 이대위원장 이용호 목사(예장고신 총회장)을 포함한 13명의 위원들은 지난 2일 한기총 엄신형 대표회장에게 위원장 교체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보냈다. 이대위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청원서를 통해 “금번 한기총 산하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에 임명된 사람에 대하여 지금까지 한기총 이대위에서 헌신해온 저희들이 몇 가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용납하기가 어려워 교체청원을 하게 됐다.”며 네 가지 이유를 들어 위원장 교체를 요구했다.

이들은 이대위원장은 분별력과 판단력, 진리수호에 대한 강직함이 요구된다며 “금번에 임명된 위원장은 여기에서 거리가 멀다고 느껴지며 몇 년 동안 함께 사역하면서 청원을 한 우리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과천 신천지 이단대책위원장의 보고대로 그는 신천지 이만희와 접촉이 있으며 신천지 본부건설을 위하여 과천시장에게 건의를 한 장본인”이라고 밝히고 “공직인 자리에서 우리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안식교에 대하여 이단이 아니라고 공언한 바 있다.”며 이단 인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덧붙여 “현재 이단사이비대책위원들과 전문위원들 사이에서도 요주의 인물로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청원인에는 통합 최삼경 목사(이단사이비상담소장, 예장통합), 합동 진용식 목사(이대위부위원장), 합신 박형택 목사(전이대위부위원장), 고신 최병규 목사(전이대위부위원장) 등 쟁쟁한 이단 연구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또 구원파, 박윤식 등 이단 비판과 관련한 소송에서 승소하는 등 이단 대처에 적극적이었던 정동섭 교수(전문위원, 침신대), 박용규 교수(전문위원, 총신대) 등도 참여했다.

이번 청원서와 관련해 최삼경 목사는 25일 뉴스파워와의 인터뷰에서 “위원장은 목회 경력이나 이단 연구가로써의 어떤 위치에 있는 분이어야 한다. 또 어떤 경우에도 논리적, 윤리적인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그분은 이단 연구가도 아니고 힘이나 능력이 있는 분도 아니”라며 위원장으로써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 목사는 또 허식 목사가 신천지 본부건설을 과천시장에게 건의했다는 의혹과 안식교가 이단이 아니라고 발언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신천지 본부건설 건의는) 객관적으로 증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안식교가 이단이 아니라고 발언한 것은 작은 실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식 목사는 24일 뉴스파워 전화통화에서 "과천기독교연합회가 시민회관에서 이단대책 차원에서 세미나를 열었다. 그 때 안식교 출신 강사를 초청했는데, 내가 사회를 보면서 '모 신문에 보니까 미국에서는 안식교가 이단이 아니라고 하더라' 라는 말을 했다. 강사를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한 말이었다"고 해명하고 "그러나 경솔한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허 목사는 또 신천지 본부 건설과 관련해서는 "나도 신천지와 싸운 사람"이라고 말하고 "범시민연대와 시청 간부들이 모인 자리에 시장이 참석했다. 대책 차원에서 신천지 본부가 과천 센터(중심)에 있는 것보다는 외곽으로 이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허 목사는 "과천기독교연합회 안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었다. 그 중에 변두리로 본부를 이전하는 아이디어도 있었으나 찬반의견으로 갈리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천기독교연합회의 동의를 얻어 회의에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대위원 구성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박형택 목사는 “이대위원은 전문적인 일이어서 추천도 받아야하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타당성을 검토해 실행위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번에는 군소교단에서 총무단이 이대위원으로 대거 들어왔다. 한기총 이대위가 정치 놀음에 들어가면 이단 문제 대응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목사는 또 “새로 들어온 이대위원 중에는 과거 이단 문제에 대응에 있어서 분별력 없이 행동했던 분들도 있다.”며 과거에 이단 김기동씨를 옹호했던 박중선 목사(예장합동 진리)를 지적하고 “전문위원은 대부분 그대로 뒀었는데 이번에는 이대위 임원들이 전문위원도 결정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 2006년 10월 2일 김기동 목사(좌) 초청 간담회 모습     © 뉴스파워

▲ 2006년 11월 7일 한기협이 낸 김기동 목사는 이단이 아니라는 내용의 성명서     © 뉴스파워

박 목사는 이대위에 배정된 것에 관련 "우리 교단 총대가 3명인데, 한기총 사무국에서 어느 위원회에 소속할 것인가를  청원하라고 해서 내가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형택 목사와 최삼경 목사는 “한국 교회 이단 문제를 위해 함께 뭉쳐서 일을 해왔다. 이번 결정은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이단 문제를 연구해왔던 분들을 배제한 채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된 것”이라며 “이대위 구성이 이런 식으로 정치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진행된다면 더 이상 한기총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위원장 인사 문제는 대표회장을 포함한 인사위원회를 통해 구성된다. 최희범 목사는 “교체를 청원한 사람들도 있고, 또 당사자와 해당 교단에서 해명을 해온 것이 있다.”며 “내용의 타당성을 검토해 27일 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총의 한 실행위원은 "전문적인 위원회는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 청원을 받더라도 심사해서 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대위 임원명단과 위원장 교체를 청원한 위원 명단.

새로 구성된 이대위 임원명단

위원장 : 허식
부위원장 : 김승동, 김용민, 류성춘, 박중선, 탁용학, 김창수, 이동훈, 유인몽
서기 : 박남수, 부서기 : 엄바울, 회계 : 이규인, 부회계 : 유바울

위원장 교체 청원인

이용호(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한명국(전 이단사이비대책위원장), 최삼경(이단사이비상담소장), 박형택(전이대위부의원장/전문위원), 진용식(이대위부위원장), 최병규(전이대위부의원장/전문위원), 유인몽(이대위 서기), 정동섭(전부위원장/전문위원), 근광현(이대위부서기), 탁지원(전문위원), 김영재(전문위원), 박용규(전문위원), 최재우(전문위원)

(뉴스파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