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교회 전병욱목사의 성추행 사건, 소망교회의 헌금 횡령사건, 제자교회의 공금 횡령사건

등 최근 서울 대형교회들에서 벌어진 창피하고도 수치스러운 사건들은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기독교인들에게 망신과 수치심을 안겨주고 있다.
사회의 여타 다른 기관들 보다 도덕성이 더욱 요구되는 종교기관인 교회에서
오히려 더 탐욕적이고 타락하고 비도덕적인 모습들이 비추어지면서 연일 언론과
인터넷 네티즌들은 강력한 비난과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이 일부 교회들의 문제이기를 바라지만 문제를 일으킨 교회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류 기독교 교회들이기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젊은이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삼일교회, 대통령과 사회 지도층들이 다니는

소망교회 등 문제의 중심에 서있는 교회들은 수만명에 이르는 성도가 다니는 초대형 교회이며
지식인과 사회 지도층들이 다니는 주류교회이다.

성추행, 폭행, 공금 횡령이라면 이미 할말 다한 막장 교회들이다.
이토록 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목회자가 되어 목회적으로 성공(?)을 이룩했다는

사실을 믿기 힘들다.
더군다나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였는 데도 여전히 그들을 두둔하고 나서는 교인들이 더욱

신기할 뿐이다.

개신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과 교회의 현실을 살펴보면
목회자들도 문제지만 한국 개신교 교인들의 의식수준 또한 알수 있다.
문제의 목회자들의 교회에 많은 성도들이 모이고 그런 목회자를 떠 받들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사대주의, 반공주의에 물들어 사랑이 아니라 저주를 가르치는 교회,
용서와 관용이 아니라 전쟁이라도 불사하며 보복해야 한다는 폭력과 횡령을 가르치는 교회,
더불어 사는 방법이 아니라 예수를 믿고 보란듯이 성공해야 한다는 약융강식의 경쟁을 가르치는

교회, 어느 교회라고 콕 집어서 말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교회에 성도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한국 개신교의 수준은 딱 그 정도인 것이다.

대형교회에서 벌어난 일련의 심각한 사건들은 목회자의 도덕성과 인격에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그런 목회자를 떠받들고 구름떼 처럼 몰려들고, 이미 명명백백한 문제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성장, 목회자 우상화 때문에 여전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못하고 이성이 마비된체 두둔하며 교회의 단물을 빨아먹는 교인들에게도 큰 문제가 있다.

한국 개신교를 싸잡아서 매도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반성하자는 것이다.

최근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많은 교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가톨릭으로 이동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새로이 신앙을 가진 사람보다는 개신교

신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미 의식있는 개신교 신자들은 아예 개신교를 떠나든지
아니면 부패하고 냄새나는 썩은 교회에 남아서 사회에서 날아오는 돌을 맞고 눈물 흘리며

여전히 지푸라기 같은 희망이라도 잡아보려 하고 있다.

예수의 사랑이 상실된 교회, 복음이 아니라 욕망이 판치는 교회, 세상에 본이 아니라 해가 되는

교회는 더이상 교회가 아니다. 교회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다.
그러나 이것이 한국 개신교의 현실이다. 슬프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나는 누구인가?
나를 미화시키거나 불쌍한 사람으로 비추게 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나는 개신교를 떠나지 못하고 슬퍼하고 있는 한명의 기독교인이다.
화도 나고 부끄럽고, 슬프고, 절망스럽기도 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내가 앞서 비판한 사람들 처럼 될까봐 너무 무섭다.

언젠가 내가 쓴 이 글을 보며 부끄럽지 않게,
나 라도 작은 희망이 될수 있게,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 개신교에 희망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는 오늘도 투쟁하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