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작년 10월 서울 서초구 S아파트(전용면적 34평)를 7억원에 팔고 827만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98년 5월~2003년 6월 사이에 취득한 신축주택(전용면적 45평 미만)은 양도세를 안 내도 된다는 국세심판원 결정〈본지 4월1일자 B2면 참조〉을 보고, “잘못 낸 세금을 돌려달라”고 국세청에 요구했다가 거부당했다.
A씨는 국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고, 심판원은 지난달 25일 해당 세무서에 “세금을 돌려주라”는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 관계자는 “지난 3월에 이미 전용면적 45평 미만인 신축주택은 시가 6억원이 넘어도 비(非)과세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비슷한 심판청구가 줄을 잇고 있다”면서 “재경부가 규정을 바꾸지 않아 국세청이 계속 과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세심판원이 비과세 결정을 내린 사안에 대해 재경부가 이를 무시하고 과세 입장을 바꾸지 않아, 납세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재경부가 관련 예규(例規)를 수정하지 않음에 따라, 국세청이 재경부 예규대로 과세했다가 심판원에서 뒤집히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납세자로서는 안 내도 될 세금을 일단 냈다가, 국세심판이라는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 환급받아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신축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이 대표적 사례다. 정부는 외환 위기 이후 미분양주택이 속출하자 2003년 6월까지 사용승인을 받은 신축주택(전용면적이 45평 이상이고 시가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제외)에 대해선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조세특례제한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부동산 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2002년 소득세법을 개정, 2003년부터 시가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1주택이라도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기로 했다.
국세심판원은 이에 대해 “특별법인 조세특례제한법이 일반법인 소득세법에 우선한다”면서 “전용면적이 45평 미만인 신축주택은 6억원을 넘어도 비과세”란 결정을 지난 3월 내렸다. 하지만 재경부는 “국세심판원 결정이 무조건 예규를 바꿔야 하는 구속력을 갖는 게 아니다”면서 기존 예규를 고치지 않고 있다.
개인사업체에서 법인으로 전환한 중소기업에 대한 세금감면(소득이 발생한 해부터 4년간 50% 세액감면)도 국세심판원은 “개인사업 기간이 1년이 안 돼도 세제혜택을 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재경부는 1년 이상 개인사업을 하다 법인으로 전환한 경우만 감면대상이라는 예규를 고집해 혼선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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