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은’세무공무원 7명 구속
[조선일보 2005-12-29 03:52]
전직이 현직에 기업감세 청탁… 수천만원 받은 혐의
[조선일보 금원섭 기자]
현직 세무공무원들이 전직 세무공무원으로부터 1000만~3000만원을 받고 특정 기업의 세금을 줄여준 ‘세무비리’ 사건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은 28일 이 같은 혐의로 전·현직 세무공무원 7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지역 세무서에서 부가가치세 관련 업무를 보던 7급 공무원 유모(36)씨는 2003년 2월 전직 세무공무원 출신인 세무사 사무장 한모(39)씨의 부탁을 받고, A기업의 4억1000여만원어치 허위 세금자료를 정상 자료인 것처럼 처리해 줬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 대가로 유씨는 3개월 뒤 한씨로부터 쇼핑백에 담긴 현금 10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돈이 전달된 곳은 유씨가 근무하는 세무서 사무실에 딸린 서고(書庫)였다. 이렇게 한씨나 기업의 청탁을 들어주고 1000만~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적발된 6~7급 전·현직 세무공무원은 유씨를 포함해 6명이었다.
검찰 조사결과 한씨는 기업과 공무원을 연결시켜 주는 ‘세무 브로커’로 드러났다.
한씨는 2002년 1월부터 2003년 10월까지 기업 4곳으로부터 ‘허위자료를 정상자료로 처리해 달라’ ‘세무조사 확대를 막아달라’는 청탁 등을 받고 자신이 알고 있는 세무공무원을 통해 해결해 주겠다며 18차례에 걸쳐 1억8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한씨는 대학 선후배이거나 같은 세무서에 근무한 인연이 있는 공무원들에게 접근했다. 세무 비리에는 전직 공무원이 브로커로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유씨와 한씨는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받은 돈을 모두 추징당했다.
(금원섭기자 [ caped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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