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소득공제 혜택 축소 ‘편법 증세’::)

월급 생활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 및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명분으로 1, 2인 가 구에 대한 근로소득 추가공제를 없애기로 하는 등 정부의 변칙적인 ‘증세 화살’이 월급생활자들에게 집중되고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용민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현행 소득공제 제도는 부양가족이 적을수록 공제액이 많아져 출산장려에 역행해 폐 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결혼 10년이 넘은 맞벌이 부부지만 아직 자녀가 없다. 그동안 A씨 부부는 매년 연말이면 현행 세법상 1인가구로 분류돼 따로 따로 1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았지만 앞으로 혜택이 없 어진다. 지난해까지 연말정산시 20%였던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올해부터 15%로 낮춰진 것도 A씨 입장에선 사실상의 ‘세부담 가중’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적용키로 한 신용 카드 소득공제율 하향조정으로 월급생활자들로부터 추가로 거둬 들이는 세금이 총 18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그만큼 월급생활자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올해 32세인 미혼 직장인 B씨는 지난 1월말에 봉급명세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소득공제에서 배우자 공제와 자녀공제등을 받지 못해 원천징수된 근로소득세와 주민세 외에도 오히려 세금을 110만원이나 더 내야 했기 때문이다. 각종 주택마련저축과 소득 공제대상인 저축을 들지 못한 자신의 세테크 감각의 부족을 후회했지만 앞으로 1인가구 소득공제를 받지 못해 저출산 고령화 및 사회 안전망 대책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와 더불어 최근 민간기업의 해외파견 근로자가 늘면서 해외근 로자의 근로소득 비과세 범위를 확대해야한다는 여론과 반대로 정부가 해외근로자 비과세 범위를 올해부터 연 600만원 줄이기로 한 것 역시 월급생활자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1, 2인 가구에 소득세를 더 거둬서 저출산 대책에 들어가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정부 정책은 앞뒤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하고있다. 나성린 한양대 경제학과교수는 “저출산 대책을 추진하려면 자녀가 없는 직장인 부부들이 아이를 키울 경제적 능력을 갖추도록 소득공제를 더 해줘야 하는게 맞는데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가 많을 수록 소득공제가 늘어나야 하고 맞벌이 부부도 세제혜택이 많아져야 하는데 정부의 1,2인 가구 소득공제 축소 정책은 저출산 장려책과 제대 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형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은 “그동안 정부는 정책적인 목적으로 각종 비과세 또는 감면이나 근로소득 소득공제를 해 주었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바꿀 필요는 있지만 근로소득에 관련된 공제제도 정비는 특정부문을 연결 해 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교·송길호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