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세무비리 > 광주시 교육청 비자금 실체 밝혀지나

광주시 교육청에 대한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으로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교육청 비(秘)자금의 출처가 밝혀질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를 불과 한달 남짓 앞두고 이뤄진 압수수색의 표면상 이유는 예산담당 사무관 A씨에 대한 개인비리 의혹.

지난 2월 업자와 함께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승용차에 7000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수표를 보관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암행감찰반에 잇따라 적발된 경위 등이 1차적 이유다.

그러나 두가지 사안 모두 해명은 이미 이뤄졌다. A씨는 "2차 술값 50만원은 내가 계산한 만큼 접대가 아니며, 보관중인 돈은 아파트를 팔아 생긴 개인 돈"이라고 밝혔고, 시 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여 가장 낮은 단계의 징계인 '불문 경고'로 의혹을 서둘러 봉합했다.

그러나 검찰의 칼날은 표면이 아닌 드러나지 않은 속사정, 즉 이면(裏面)에 겨냥돼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광주교육계 안팎에서는 올초부터 '회계상 200억-300억원대 예산이 부적절하게 처리됐다'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 '누가 자금 관리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퍼졌다.

이같은 의혹의 중심에는 예산담당 A씨가 자리잡고 있고, 검찰이 압수한 자료 대부분이 예산.감사 서류 일체와 A씨가 개인 보관중인 서류들인 점도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엔 미심쩍은 대목이다.

압수 목록이 리베이트, 커미션, 회계조작 등으로 생긴 부정한 돈을 세금추적이 불가능하도록 특별 관리해두는 이른바 '비밀 자금'을 수사할 때 기본적으로 확보하는 서류인 점 역시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산담당 실무자가 거액의 자금을 자가용에 보관하고 있는 점과 교육청이 이를 전혀 문제삼지 않은 점, 부적절한 술자리를 '사소한 문제'로 치부한 감사 역시 'A씨를 누군가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의 빌미가 되고 있다.

A씨의 일부 주변 인물이 오랜 기간 학교 관련 사업을 해온 점과 A씨가 본청으로 옮기기 전 지역교육청 관리과장으로 재직한 사실도 '최근 불거진 납품비리와 연관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새롭게 낳고 있다.

광주지검 특수부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교육감 선거 등 정치적 요인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뒤 "감사.예산.납품비리 등 '말'들이 무성해 사실 확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육청 안팎에서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 설로만 무성했던 '교육청 자금줄'의 실체를 밝히고, 혈세 낭비의 본류 가운데 하나인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송창헌기자 [email protected] 72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