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최전방 GOP부대를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북한과 마주보고 있는 최전방 부대는 정말 고요한 정적과 긴장감이 동시에 흐른다. 그래서 그런지 북한 땅이 바로 앞에 보이는 철책선 바로 뒤 전방 초소에 근무하는 병사들의 표정을 보면 조금씩은 상기되어 있다.
GOP 근무교대중인 병사들
예 전에는 '내무생활'이라고 불리며 훈련이나 근무와는 또 다른 그들만의 괴롭힘(?)이 있었지만, 요즘 생활관 분위기야 워낙에 과거보다 많이 좋아져(?) 생활관은 정말 휴식과 안식을 위한 장소가 되었다. 그래서 명칭도 '내무실'에서 '생활관'으로 바뀌었다.
병사들 생활관이 예산을 투입해 점진적으로 좋아지고 있고, 그 중 최전방 부대는 근무여건 등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을 고려해서 우선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날 갔었던 부대의 생활관도 역시나 모두 침대형으로 되어 있었다. '동고동락' 블로그 초기에 침대형 생활관 모습을 보여 줬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일부의 모습이라고 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정말 많은 부대가 침대형으로 교체되고 있었고, 아직 교체되지 않은 부대도 조만간 교체 될 것이다. 생활관 이곳저곳을 둘러보다가 휴게실이라고 적혀 있는 방이 있어서 문을 열고 들어가 보았더니, 오락기가 비치되어 있었다. 다소 놀라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병사들이 축구게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에는 오락을 위한 동전교환기와 전화기들이 있었다. 군대 전화에 대해서는 지난 군인들은 왜 '수신자부담'으로 많이 전화할까? 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휴게실을 사용하는 병사들은 편한 복장에 주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정말 휴식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생활관 한쪽에는 주, 야간 근무교대 시간이 되어서 근무를 나가기 위해 준비하는 병사들로 한참 북적거렸다.
그렇게 분주한 가운데, 근무와 관계가 없어 보이는 한 병사는 주위 분위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리모콘을 들고 혼자 재미있게 TV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한 병사는 근무 나갈 준비를 마치고 나서, 뭔가를 주섬주섬 담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담배 한갑, 봉지라면, 젓가락, 그리고 음료수 하나였다. 용도는 아마 예비역 분들이 더 잘아실듯...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근무조 병사들은 생활관 밖으로 나와서 담배 한개피와 얼굴에 3색 위장크림을 바르며 근무 투입 전 마지막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그리고 모두들 각 자의 근무 위치로 유유히 걸어갔다.
철 책선 근무를 나서는 병사들 한명 한명이 각자 어떤 생각을 가지고 나가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마 작게는 휴게실과 생활관에서 편하게 쉬고 있는 부대 동료들을 위해, 그리고 나아가서는 집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각자 위치로 향하고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아니면 지극히 현실적으로 근무 후 생활관으로 돌아와, 꿀 같은 휴식을 기대하며?
근무 나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다시 생활관을 와서, TV를 재밌게 보고 있었다고 소개했던 병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는데... 자세는 거의 대한민국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바뀌어 있었다. 그래도 병사들이 근무 준비하고 있을 때는 나름 눈치를 보고 있었다. ^^ 계급은 볼 수 없었지만, 아마 말년병장 정도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전방으로 갈수록 비교적 근무가 힘들고 위험 노출될 가능성이 많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런 가운데 끈끈한 동료애로 뭉쳐 있었고, 할때는 하고 쉴때는 확실히 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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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아시죠? 사진 촬영할 수 있는 곳은 칠성전망대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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