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 움직임속 서해 해병 축소방침에 반발

정충신기자 [email protected]


북한군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력화 움직임을 노골화하는 가운데 국방부가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서해5도를 지키는 해병부대 감축을 추진하자 군 안팎에서 ‘시대에 역행하는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올초부터 북한이 서해 NLL 조항 폐기를 언급하는 등 도발 움직임을 가시화하자 중장기적인 해병대 감축방안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해병대중앙전우회 등 예비역장성들 사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은 “국가전략기동부대인 해병대를 육군 보병부대와 같은 선상에서 병력 감축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백령도 연평도의 해병대 병력을 감축하겠다는 발상은 전략적 과오”라고 주장했다.

안희경(예비역준장) 해병대전우회중앙회 사무총장은 “옹진반도 근처에 배치된 2개의 북한군 사단은 해병6여단과 연평부대의 견제를 위한 것”이라며 “군사전략 측면에 앞서 육·해·공 힘겨루기와 숫자 논리에 밀려 결국 ‘힘없는’ 해병대가 유탄을 맞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처장은 “약 4000명의 병력으로 4배 이상의 북한군을 서울 근처로 이동하지 못하게 발목을 붙잡고 있는 해병6여단과 연평부대는 저비용 고효율의 표본”이라며 “북한군에게 한국 해병대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공포의 대상인데 해병대 병력을 증강해도 모자랄 판에 감축은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내주쯤 국방위원회를 개최해 해병대 등 각 군별 병력 감축 비율의 적정성 등에 대해 따질 계획이다. 안규백 민주당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 때 해병대 감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데다 최근 북한의 도발 움직임과 맞물려 여야 의원 대부분이 해병대 감축에 반대 입장을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르면 이달말쯤 국방개혁2020 수정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노무현 정부 시절 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하는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육·해·공군의 감축비율에 맞춰 해병대도 2만7000명에서 2만3800명으로 3200명을 감축한다는 원칙을 공개한 바 있다. 해병대 병력감축시 연평대대는 2018년까지 중대급으로 줄이고, 백령도 6여단은 2020년까지 대대급으로 격하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충신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