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독립성 강화 대책은? 재벌봐주기 수사여론 대한 견해는? 황교수 논란 수사계획은?"
정상명 총장 "눈을 부릅뜨고 검찰을 지켜봐 달라"
"검찰이 권력의 시녀로 불렸는데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불기소된 데 대한 재벌 봐주기라는 여론이 있다. 이에 대한 검찰총장의 견해를 밝혀주십시요"
"이공계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으로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란이 안타깝습니다. 검찰총장으로서 견해와 수사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요"
정상명 검찰총장은 20일 오후 3시10분부터 1시간 가량 대검 견학프로그램에 참가한 80여명의 고3 수험생들과 가진 대화의 시간에 쏟아진 송곳 질문에 일일이 답하느라 애를 먹었다.
학생들은 줄기세포 문제에 대한 검찰의 입장과 수사대책을 묻는가 하면 검찰의삼성 `봐주기 수사' 의혹, 검찰의 독립성 확보 대책, 사형제 폐지에 대한 견해 등을 물었다.
정 총장은 수험생들과 대화 도중 "인사청문회 때보다 더한 것 같아"라며 학생들의 집요하고 진지한 문제의식을 칭찬하는 여유를 갖기도 했으나 일부 질문에는 즉답이 힘든 듯 난처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삼성 봐주기 의혹을 제기한 서울고의 송시원군이 "공소시효가 완성돼 처벌할 수없다"는 답변에 "공소시효가 면죄부인가"라고 받아치자 정 총장은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말도 일리 있지만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이나 증거수집어려움 등을 감안했다는 점에서 면죄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장은 또 "법을 다루는 사람은 균형감각이 있어야 하며 상하좌우를 따지지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검찰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로 불렸던 적이 있음을 지적한 가락고 최윤석군의 질문에는 "권력의 시녀였다는 말을 전설 속 얘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걱정이 앞선다. 영원한 숙제인 독립성을 소중한 가치로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정 총장은 또 가락고 김상협 군이 사형제도에 대한 견해를 묻자 "사형제를 없애는 것에 공감하지만 국민의 법 감정도 무시할 수 없다. 사형제보다 종신형이 더 고통스럽다는 주장도 있다"며 존속 의사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정 총장은 대부분 수험생이 예비 법학도임을 감안해 "법조인은 창의적인 사고보다 맑은 정신을 갖고 국민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법을적용하는 만큼 균형성, 형평성, 청렴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또 수험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라는 취지에서 직접서명한 도서 `두 글자의 철학',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을 선물했다.
학생들은 총장과의 대화를 마친 후 검찰역사를 담은 검찰자료실과 거짓말탐지기등이 설치돼 있는 심리분석실, 문서의 진위 여부를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문서감정실등을 견학했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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