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검찰경찰비리 > 인터넷에 글 올린 경찰관 전보발령

[한겨레] 서울 성북경찰서가 10일 이 경찰서 경비과 소속 김아무개(43) 경사가 지난 7일 오전 사이버경찰청 자유발언대에 글을 올리면서 ‘충주 서부경찰서장’을 ‘천안경찰서장’으로 잘못 표기한데 대해 해당 서장의 명예를 훼손하고 물의를 일으킨 책임을 물어 김 경사를 지구대로 전보시켰다. 이를 두고 김 경사가 전·현직 경찰들의 인터넷 동호회인 무궁화클럽 활동에 참여한 것에 대한 보복인사 아니냐는 논란이 번지고 있다.

김 경사는 사이버경찰청 사이트에 경찰공무원법상 근속승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에서 지난해 불거진 지방의 어느 경찰서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의 소속 경찰서를 잘못 썼다. 김 경사는 몇 시간 뒤 실수를 알아채고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이후 사흘간 소속서 청문감사실과 서울경찰청 감찰계에서 2차례씩 모두 4차례 조사를 받은 뒤 대기발령을 거쳐 10일 전보발령됐다.

김 경사는 “명예훼손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뇌물수수 경찰서장 소속을 실수로 착각했다”며 “감찰조사에서는 ‘무궁화클럽에서 회원 등급이 뭐냐’, ‘어떤 활동을 하며 요즘 움직임이 있느냐’ 등 사건과 무관한 활동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무궁화클럽의 한 운영진은 “이번 조사와 처분은 경찰공무원법 개정에 반대하는 하위직 경찰관들의 활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성국 성북경찰서장은 “이번 조처는 무궁화클럽 활동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무궁화클럽 회원 류아무개(41)씨는 이날 김 경사에 대한 경찰서 처분을 비판하며 성북서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박주희 최현준 기자 [email protected] 75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