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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로비가 통하는 집단"
박원순 변호사 서울중앙지검 특강서 검사들에게 '쓴소리' 최순영회장 사건 예로 들며 "특정재벌 봐주기등 반성해야"

	◇박원순 변호사가 15일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을 상대로 공정한 법집행과 인권존중 등을 강조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밖에서 보니 검찰은 로비가 잘 통한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권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박원순(50) 변호사가 검찰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박 변호사는 15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부서 직원들을 상대로 가진 특강에서 공정한 법집행과 인권존중을 거듭 강조했다. 3차장 밑에는 특수부와 금융조사부, 첨단범죄수사부 등 서울중앙지검의 핵심부서가 모두 속해 있어 이날 강연에는 브로커 윤상림씨 사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사건 같은 대형사건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모두 참석했다. 박 변호사는 참여연대 활동 시절 겪은 최순영(67) 전 신동아그룹 회장 사건의 예를 드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최씨가 1999년 2월 1조2000억원대의 사기대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하도 미적대기에 참여연대가 직접 나서 검찰을 감시했다”라며 “최씨측 로비스트가 서울중앙지검 고위간부를 1시간 동안 면담하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 언론에 폭로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때 ‘검찰은 로비가 다 통하는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꼬집었다. ‘유전무죄’ 경향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박 변호사는 “재벌, 정치인 등 힘깨나 쓰는 사람이 검찰에서 보통사람과 똑같은 취급을 받은 적이 언제 있었느냐”라며 “우리나라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데에는 검찰의 책임이 크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엄정한 수사로 내각을 4차례나 무너뜨렸다는 일본 검찰의 활약상을 소개한 뒤 “검사들은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를 세우라’라는 옛말대로 수사가 경제나 정권에 미칠 영향 따위에 구애받지 말고 수사 그 자체에만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변호사는 재야운동가답게 인권의 중요성 또한 거론했다. 그는 “1970∼80년대 정보기관 등에서 숱한 고문이 이뤄졌지만 검찰은 이를 외면했다”라면서 “이런 끔찍한 과거에 대해 검찰도 한번쯤은 해명하고 넘어가야 한다”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박 변호사의 강연을 들은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엄정한 수사를 강조해 자못 놀랐다”라며 “공정한 법집행과 인권존중 모두 검찰이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란 점을 새삼 느꼈다”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email protected]

2006.03.15 (수)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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