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행위에도 직무집행 의무 위반
서대문구 홍은사거리. 올해 중반 홍제천변길 노상주차장이 자전거전용도로로 개조되었고, 사거리 초입에 자전거보관소가 위치해 있고 횡단보도와 자전거횡단도가 맞닿아 있다.
지난 5일 오후 4시경, 자전거도로에 흰색 자동차가 주차를 하였다. 횡단보도와 1m가량 떨어진 위치였고 자전거횡단도를 점유한 상태였다.
마침 경찰차가 순찰을 돌고 있었다. 경찰차는 자전거전용도로（근거 : 서울시 자료）에 주차한 차량을 외면한 채 지나쳐갔다.
도로교통법은 교차로ㆍ횡단보도ㆍ건널목이나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내 주정차를 금지하고, 위반 시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상자> 도로교통법
제1조 도로에서 일어나는 교통상의 모든 위험과 장해를 방지하고 제거하여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함을 목적으로 함
제2조 8항 "자전거도로"라 함은 안전표지, 위험방지용 울타리나 그와 비슷한 공작물로써 경계를 표시하여 자전거의 교통에 사용하도록 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
제32조 （정차 및 주차의 금지）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곳에서는 차를 정차 또는 주차시켜서는 아니된다. 다만, 이 법이나 이 법에 의한 명령 또는 경찰공무원의 지시에 의한 경우와 위험 방지를 위하여 일시정지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교차로ㆍ횡단보도ㆍ건널목이나 보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의 보도（「주차장법」에 의하여 차도와 보도에 걸쳐서 설치된 노상주차장을 제외한다）
5. 건널목의 가장자리 또는 횡단보도로부터 10미터 이내의 곳
자전거이용활성화법도 자동차는 자전거도로에서 주정차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하면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상자> 자전거이용활성화법
제18조 （자전거도로의 이용제한）
③모든 자동차 및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에 주차 또는 정차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자전거자동차 겸용도로에서는 자전거의 통행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일시 정차할 수 있다.
자전거전용도로에 주차된 차량은 도로교통법과 자전거이용활성화법에 의한 주정차 금지 위반행위를 하고 있는데도 경찰은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이다. 거리가 복잡하거나 주위에 소란스런 행위 등이 발생한 상황이라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차도에 차량은 한가했고 거리는 한산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호 및 사회공공의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관의 직무수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경찰직무집행법이런 것이 있다.
경찰직무집행법 제2조（직무의 범위） 4호는 경찰관이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동 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 제1항은 ‘경찰관은 범죄행위가 목전에 행하여지려고 하고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관계인에게 필요한 경고를 발하고’라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경찰관이 직무수행 의무를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 위 법 제12조는 ‘경찰관의 의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5일 홍은사거리에서 발생한 경찰의 행위는 직무집행법에 의한 의무 위반 행위다.
개인적으로 지구대 경찰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고 싶지 않다. 경찰청장은 자전거이용활성화법 시행 이후에도 자전거와 관련한 지시를 단 한 차례도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낸 적이 없다. 각 지역경찰별로 자전거순찰대 등을 만들어 자전거 순찰근무를 시행하고 있으나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고 일선 경찰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순찰관련 교육 자료나 커리큘럼도 없는 실정이다.
자전거도로에 대한 계도 단속도 경찰의 의무인데도 이를 묵살하는 것은 자전거가 교통수단이 아닌 단순히 타는 레저용품 정도로 치부하는 전근대적 인식 때문이다.
-경찰의 전근대적 인식 제고를 위한 개선책 마련을 요구합니다.
작성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