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교통사고가 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현장감정 결과가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만큼 정확해야 하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감정서 때문에 ５년째 법정다툼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양윤경 기자가 문제가 된 감정내용을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 기자：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교차로.
５년 전 이곳에서 승용차와 １.５톤 트럭이 충돌해 트럭 운전자가 숨졌습니다.
현장 사진과 유류품은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졌습니다.
두 달 만에 경찰에 통보된 국과수 감정서입니다.
감정서 ４페이지에는 승용차 왼쪽 범퍼와 트럭의 오른쪽 앞부분이 １시 방향에서 충돌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페이지부터 갑자기 충돌방향이 ４시로 바뀌어 결론도 ４시 방향 충돌로 확정됐습니다.
국과수의 결론대로 충돌각도를 ４시로 보고 모의실험을 해 봤습니다.
● 인터뷰： 소나타 속도 ６０（ｋｍ）， 덤프트럭 속도（６０ｋｍ） 덤프트럭은 이렇게 측면으로 미끄러지는 걸로 가정이 돼 있습니다.
● 기자： 우선 두 차량이 모두 시속 ６０ｋｍ로 충돌한 것으로 실험해 봤지만 결과는 화면 왼쪽의 사고 직후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속도를 바꿔가며 실험을 해 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원심력에 의해서 차량은 외측으로 가려고 하거든요.
이렇게 내측이 아닌...
트럭은 오히려 앞쪽이 무거운데 회전을 하면 이러한 방향으로 돌아가기는 힘들지 않는가...
● 기자： 충돌한 승용차가 밀려나면서 아스팔트에 남긴 흔적， 즉 노면분석도 의문입니다.
국과수는 처음에는 사고 차량이 노면이 깊게 패인 왼쪽에서 얕게 패인 오른쪽 방향으로， 그리고 오목한 모양으로 움직였다고 감정했습니다.
하지만 유가족이 노면의 실제 흔적이 볼록한 모양이라고 이의를 제기하자 이를 받아들이면서 방향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인 거라고 말을 뒤집습니다.
사진을 거꾸로 봤다는 게 이유입니다.
국과수 담당자는 이 같은 오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 국과수 담당자： （실수가） 가끔가다 있을 수 있어요.
그런 거 수없이 많아요.
제가 보여드릴게요.
최근에 나온 것 중에 바로 오타 쳐 가지고...
● 기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고차량의 이동방향에 대한 국과수의 최종 결론조차도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 김남일 (교통사고 분석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왼쪽은 두껍고 깊고 오른쪽으로 특히 왼쪽은 두껍고 깊고 오른쪽으로 얕은 형상을 보이고 있거든요.
이 그림 형상을 보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는 형상이거든요.
● 기자： 국과수의 감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가족은 사고 ５년이 지난 지금도 전면 재감정을 요구하며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ＭＢＣ뉴스 양윤경입니다.
RGOTV.20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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