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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최기문 한화고문·수사간부 청탁 통화 확인

정혜승기자 [email protected]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 검찰이 25일 경찰의 늑장수사 및 조직적 은폐 시도를 둘러싼 경찰과 한화의 유착 의혹에 대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고강도 수사 나서 = 검찰은 특히 이번 수사를 김 회장의 보복폭행사건과 분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맡길 방침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사건의 심각성을 감안, 대형 비리 사건 전문인 특수부에 배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찰 스스로 한화측과 경찰 고위 수사간부들간의 유착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데다 경찰 자체 감찰 조사결과 고위 간부 상당수가 한화측과의 접촉 정황이 드러나 검찰의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일단 한화그룹 고문으로 있는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수사지휘선상에 있던 간부들에게 사건 관련 문의 등 청탁성 전화를 건 사실과 관련, 금품이 오갔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최 고문은 지난 3월15일 홍영기 서울경찰청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하며 사건 이첩 문제를 상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강대원 남대문서 수사과장이 감찰 조사 과정에서 “한화가 평생 먹여살려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폭로함에 따라 한화측이 곳곳에 금품 살포를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방위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검찰은 또 ▲남대문서가 112신고 현장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배경 ▲서울경찰청이 정당한 사유 없이 남대문서로 첩보를 하달한 점 ▲남대문서가 지난달 2일 피해자 인적사항을 모두 파악하고도 같은달 24일 언론보도 전까지 피해자 조사를 하지 않은 배경 ▲조직폭력배와 경찰간 부적절한 관계 등에 대해서도 고강도 수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 자체 감찰결과 발표 = 경찰청은 이날 김학배 서울청 수사부장을 직위해제하는 등 관련 경찰관 12명에 대해 무더기 징계 및 수사의뢰를 했다. 그동안 자체 감찰을 벌여온 경찰청 감사관실은 이날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서울청과 남대문서 수사간부들의 소극적 수사지휘, 서울청의 정당한 사유없는 남대문서 첩보 하달, 최기문 한화그룹 고문의 수사간부들에 대한 청탁성 전화, 남대문서의 112신고 현장 조치 미흡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수사부장과 장희곤 남대문 서장을 각각 사건 이첩 비위와 수사지휘 소홀을 들어 직위해제 및 중징계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또 한기민 서울청 형사과장은 사건 이첩 비위, 태평로 지구대장은 현장조치 소홀 및 보고 누락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할 예정이다. 현장조치와 지휘보고를 소홀히 한 경찰관 6명도 징계키로 했다.

김 수사부장은 지난 3월16일 광역수사대장으로부터 김 회장 보복폭행 내사진행 상황을 보고받은 뒤 같은달 22일 광수대 직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사건을 남대문서에 이첩토록 했으며 반발하는 광수대원들을 설득하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화그룹 고문인 최 전 경찰청장이 사건 발생 이후 홍 전 서울청장과 김 수사부장, 한 형사과장, 장 서장 등에게 수차례 전화를 한 사실도 확인됐다.

정혜승·김석기자 [email protected] 77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