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이 지난 오늘에도 마음이 아파 견딜 수 가 없습니다.
아마도 소중한 가족을 잃은 부모와 부모를 잃어버린 말 못하는 장애아의 마음은 이
보다 몇 갑절 더 하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서울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 지구대에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2004. 5. 19. 23:00경 산공원 주차장에 길을 잃고 헤메는 15세 정도 가량의 정
신지체 장애아동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저희 직원이 출동하여 지구대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키는 약 150정도로 단발머리를 얼굴은 둥글고 오렌지색(황
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검정색 운동화를 신은 앳된 모습의 소녀였으며 평소 관리가
잘된 듯 고급스런 옷에 피부도 윤기가 흐르는 등 부유한 집에서 자란 듯 곱게 보였
습니다. 집이 어딘지 이름이 무엇인지 나이가 몇 살인지 눈을 마주치지 않아 전혀
대화가 통하지 않는 소녀장애아동이었습니다. 아마도 자폐증환자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곧 보호자로부터 미아를 찾는 신고가 접수될 것이라 믿고 신고가 접수되
기만을 믿고 기다리며 그동안 팩스를 통해 하달된 미귀가자 및 가출 청소년 수배여
부를 실시간 확인하면서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았지만 결국 소식은 오지 않았습니
다.
전직원이 메달리다시피 각종 보호시설의 전화번호를 파악하여 돌아가며 전화를
해 보았으나 대부분의 보호시설은 당직자가 없는 듯 아예 전화도 받지 않는 상태였
고 그나마 전화연결이 된 보호시설에서는 "우린 정상적인 아이들만 수용한다"는 말
만 되풀이할 뿐 장애아동들을 위한 수용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기 일수였습니
다.
그러다가 시청 민원실을 경유하여 장애인복지담당이란 분과 전화 접촉을 시도하
고 통화를 한 바 장애인도 미아에 준하는 처리를 하고 있다며 서울 구 동 소
재 시립아동병원전화번호를 알려주며 그곳으로 인계하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시립아동병원으로 전화하여 위와 같은 사정을 얘기하고 보호해 줄 것을 요청
하였으나 자신들은 정상아동들만 받지 장애아동들은 시설이 없어 받지 않는다며 관
할구청에 인계하면 된다며 역시 거절하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날이 새기만을 기다리다 관할 구청 사회복지과로 장애아동을 데리고 갔으나 사
회복지는 부랑인이나 노숙자들을 위한 곳이라며 장애인 복지담당과의 전화를 연결하
여 주어 역시 위와 같은 내용을 설명하며 보호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그런 것은
경찰에서 해야지 데리고 오면 어떻하느냐" "요즘 텔레비젼을 보니 유전자검사 같은
걸 해서 찾아 주기도 한다는데" 라며 마치 귀찮은 듯 역시 거부했던 다른 시설을 안
내하려 하여 "경찰에서 아이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시설이 어딨느냐" "그리고 유전
자검사가 몇시간 하루이틀만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미아를 발견하고 보호자를
찾아주기 위해 여지껏 진을 다 뺐을 정도인데 시설이란 시설은 다 장애아동들은 받
을 줄 수 없다며 거절하기만 급급할 뿐 누구하나 길을 잃은 장애아동을 보호해 줄
확실한 시설을 안내해 준 사람은 없었다"라고 항의하자 그제서야 잠시후 연락을 주
겠다며 연락처를 묻고는 구청 밖에서 112순찰차에 장애아동과 어느정도 시간을 기다
리자 " 시립병원과 연락이 되었는데 얘기가 되어 데리고 오라고 하였다"라며 그곳
으로 데리고 가라는 말을 듣고는 바로 지구대 사무실로 와서 다음 근무자로 하여
금 시립병원에 인계토록 해 줄 것을 부탁하고 퇴근하였다가 익일 아침 출근하자마
자 장애미아의 안전한 보호시설 인계여부가 궁금하여 확인해 보니 시립아동병원에
서도 거부당한 채 동대문 정신병원으로 향했다가 그곳에서조차도 보호를 거부하
여 결국 지구대 사무실을 경유 재차 구청 사회복지과로 항의와 항의 끝에 신병을
인계하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과 안타까움을 견딜 수 가 없었습니
다.
2003. 6월 미아찾기가 설립되고 같은해 9월에는 사이버상에서도 사이버미아찾기
코너가 신설되어 대통령부인 권 양숙여사도 미아찾기센터를 방문하고 법무부와 행정
자치부,보건복지부장관등도 공동으로 불법양육자 자수기간 시행 담화문을 발표하는
등 사회각계에서도 미아찾아주기에 적극 동참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고,
경찰에서도 일제수색을 통해 장기미아와 정신지체장애아, 가출인등을 가족의 품으
로 안전하게 인계하였습니다. 특별한 경우에는 유전자검사를 통해서라도 미아찾기
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부모를 잃고 헤메는 수 많은 미아를 가족의 품으로 인계하
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요즘 길 잃은 미아를 부모에게 찾아주는 노력은 커녕 보호중
인 장애미아의 신병인수 및 시설보호로의 인계 마저 거부하는 작금의 현실에 안타까
움을 금 할 길이 없습니다.
일선 사회복지분야에 담당하는 관계자 여러분들의 무성의한 언행에 최 일선에서
대민과 접촉하는 경찰관으로서 비애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보호시설에서 장애아동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장애아를
거절한 이유는 뭘까...? 이는 곧 자신들은 관리하기 편한 정상아동들만 받겠다는 말
로 들려졌고 이를 관할하는 주무부서 담당 공무원들조차도 관계 보호조치는 경찰이
해야한다라는 잘못된 절차만을 되풀이할 뿐이었습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제4
조 항에서는 경찰관은 일정한 자에 대하여 보건의료기관 또는 공공구호기관에 긴
급 구호를 요청하거나 경찰관서에 보호하는 등 적당한 조치를 할 수 있음을 규정하
고 있고 동조 항에서는 ‘긴급 구호요청을 받은 보건의료기관이나 공공구호기관은
정당한 이유없이 긴급 구호를 거절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 기관이라함은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병원.의원.종
합병원등 의료를 행할 목정으로 개설된 의료기관을 말하고 국.공립병원은 물론 사
설 의료원도 포함되며 공공구호기관은 아동보호소,부녀보호소,갱생원,기타 양로원,
고아원,국공립병원등 일체의 사회보장기관인 시,도지사와 시장 군수.구청장도 이에
포함된다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엄연히 경찰관의 보호요청을 받은 보호기관 및 시설에서는 장애아라는 이
유로 보호를 거부하고 경찰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려는 조치에 대해 이를 뒷 받침
할만한 관계기관과의 협조체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선 경찰관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길을 잃고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미아의 숫자가 전국적으로 6만명에 이른다고 합니
다.저 또한 아이을 키우는 부모된 사람의 입장으로서 미아와 가출인 그리고 노인들
에 대해서는 항상 내 아이,내 부모를 잃어버렸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근무에 열과 성
을 다해 보지만 연락처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말을 잘 하지 못하는 미아 및 노인들
을 보호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을 절감합니다. 결국 매번 어렵게 어렵게 보호시
설로 인계되고 그들은 보호자가 찾아 주기만을 기다리며 많은 시간을 기다림에 지쳐
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경찰청 미아찾기 코너에 들어가 보호중인 장애미아를 확인하였습니다. 어
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지만 성명불상의 15세 가량 미아가 보호중임을 알리는 것
을 확인할 때 아직도 보호자에게 인계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혹시 유기되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무거운 일요일 오전을 맞이합니다. 경찰공무원
과 사회분야 관계공무원과의 사회복지 시설 관계자들과의 긴밀한 업무협조...그것
이 바로 사랑하는 소중한 부모와 지식을 잃은 채 밤잠을 설치며 전국방방곡을 헤메
고있는 수 많은 전국 미아 가출인의 가족들에 대한 공무원들의 올바르고 당연한 행
동이 아닐까 생각듭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며 해당 기관들을 밝히지 않은 이유는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
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사례들은 해당 기관 및 시설들에 국한 된 내용
이 아니라 바로 전국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기에 자신들의 직무를 소홀히 했
던 당시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문제를 봉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이 있어야 할 것 같아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부디 단순한 민원성 게제로 다루지 마시고 시정된 이익이 모두 미아,가출인,행불
자 가족들에게 돌아 갈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면 합니다.
첫째 -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경찰청등 책임있는 기관에서는 미아와
가출인,또는 요보호자를 발견하면 즉시 관계 담당 공무원 및 관계 시설과의 협조로
신속하게 안전한 보호시설로 인도될 수 있도록 뚜렷한 지침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위와 같은 사례들이 전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작금의 현실로 비
추어 볼 때 책임있는 감독관청에서의 피할 수 없는 명문화된 규정을 두어야 합니다.
둘째 - 신고 접수와 관리는 미아찾기 신고센터로 단일화하여 통합관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 보호시설에서는 경찰의 요보호자 보호요청이 있을 경우 즉시 해
당 시설에 인도보호될 수 있도록 의무규정을 두어야 합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명문규정은 있지만 강제규정이 없어 있으나마나한 백지규정일 뿐 입니다.
셋째 - 전국적인 국,공립 및 시립 보호시설과 허가,무허가 시설을 통합 관리하
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입소하는 미아,가출인,요보호자에 대하여 즉시 통합 운영되
고 있는 미아찾기신고센터에 통보하여 자신들이 보호하고 있는 대상자에 대해 자료
를 사실대로 제공함으로서 가족들이 이곳저곳 알지도 못 하는 곳을 찾아 헤메는 일
이 없도록 한곳에서 전국에 보호되고 있는 대상자들을 한눈에 보고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으로 두서없이 글을 올렸으나 아직도 서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 할 길이
없습니다. 저 또한 하루하루 가슴에 한 을 가진 채 눈물로 살아가는 6만여 미아,가
출인,행불자 가족 여러분의 아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매사 최선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부디 이 글을 보시는 행정기관의 기관장님을 비롯하여 정
부 관계자 여러분들의 성의있는 조치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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