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경찰서 앞마당에서 수갑을 찬 채 도주한 피의자가 1시간20여분 만에 시민들에게 붙잡혀 경찰에 인계되자, '자기 집 앞마당에서 범인을 놓친 경찰'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5일 오후 3시40분쯤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달서경찰서 앞마당에서 범행 현장확인을 마치고 돌아오던 절도 피의자 은모씨(35)가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수갑을 찬 채 달서구청으로 연결돼 있는 쪽문을 통해 도주했다. 당시 현장확인에 동행한 경찰 3명이 있었으나 은씨의 도주를 막지 못했다.

은씨는 달서구청 앞에서 개인택시를 타고 성서산업단지 쪽으로 이동, 택시를 세워 둔 채 Y철강에 들어가 수갑을 절단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직원이 거절하자 다시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이때까지 은씨가 어디로 도주했는지조차 전혀 몰랐다. 은씨의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철강소 직원이 즉시 112지령실로 전화를 걸어 은씨가 타고 달아난 개인택시 번호를 신고한 후에야 뒤늦게 행방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후의 경찰추적도 엉성하기 짝이 없었다.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을 통해 알아낸 운전사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은씨가 수갑을 찬 도주자라는 사실을 알리는가 하면 현재 위치를 묻는 등 뒷자리에 타고 있는 은씨가 경찰의 추적을 눈치채게 했다.

은씨는 대구시 서구 대구의료원 네거리에서 택시가 정차한 틈을 타 뒷문을 열고 달아나다가 뒤따라온 택시기사와 시민들에게 붙잡혀 뒤늦게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 인계됐다.

이와 관련, 달서경찰서 고위간부는 도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잡혔으니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상식이하의 행동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영남일보 심지훈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