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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소동’으로 제 무덤을 파는 집권여당

"솔직한 자세로 상생의 정치를 펴나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 신기남의장 부친 ‘친일행적’ 파문과 관련해 표정이 시시각각 바뀌었다

2004-08-18 오후 4:38:35

친일파청산을 앞장서서 주장하던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부친이 일본군 헌병 복무사실이 알려지자 국민들은 극심한 배신감과 함께 분노를 느끼고 있다.

일제강점시기 백성들은 물론 ‘귀신도 도망간다’는 극악무도한 존재로 생각했던 대상이 바로 일본군 헌병과 경찰의 고등계 형사였다. 바로 여당의 수장인 신의장의 부친이 친일파중 친일파인 일본군 헌병의 오장(하사)이었다는 것은 실로 충격적인 일일 수밖에 없다.

이번 신의장 부친 행적 폭로는 자신들은 청렴결백한 척, 위장된 선전선동술로 국민들을 기만하고, 도탄에 빠진 경제와 민생에 대한 관심을 ‘과거사’에 돌리려고 했던 여당과 정부의 행태가 백일하에 드러나는 결과를 낳았다.

신 의장은 한달 전 언론이 부친의 친일 의혹을 제기했을 때 “신문들이 기초적인 사실 확인 없이 오보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허위 사실이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혔다.

이처럼 완강하게 버티던 신 의장은 언론의 추적으로 더 이상 감출 수 없게 되자 그제서야 “밝히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는 더 정치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자연히 밝혀지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모든 걸 알고 있었으면서 숨겨왔다는 말인 것이다.

더욱이 신기남 의장이 부친의 일본군 헌병 복무사실이 밝혀지기 하루 전날까지도 친일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진상의지 규명을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경제살리기를 뒷전으로 한 채 과거청산을 앞세워 분열을 꾀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그런 말은 과거사를 주제로 삼아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견강부회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어두운 시절에 득세한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국회 다수를 차지해 진실이 묻혀왔다”고 강조했다.

이게 노정권 하의 집권여당의 수법이니, 이 나라가 이상하게 끌려가는 것은 필연이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뻔뻔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노무현 정권 출범과 함께 여당의 반열에 오른 열린 우리당이 노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편승해서 경제살리기 보다는 ‘권력굳히기’에 혈안이 되어 자신의 ‘과오’는 생각지도 못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권력을 쥐었으니 ‘숨겨도 별 문제될 게 없다’는 국민기만적 판단과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듯 권력을 쥐고 국민을 기만하는 여당과 신의장은 당장 국민앞에 사과하고, 사임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와 여당이 똘똘 뭉쳐 국민화합과 경제살리기 등 공약사항을 실천하는데 불철주야 전력투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 ‘친일파 규명’에 이어 ‘과거사 청산’을 들고 나와 실정(失政)에 대한 국민들의 눈을 돌리는 데만 전념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유사이래의 국난에 친일와 과거사 소동을 벌이는 저의는 무엇인가?"

지금이 과거사에 집착하고 친일파 청산과 과거사 청산 운운할만큼 한가로운 때인가. 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고, 국론분열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바로 노정권 출범과 함께 가속화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친일파 청산’ 논란은 공산당이 상투적으로 상대를 이분법적으로 기선을 제압하고 우익세력을 반민족 세력으로 몰아세우던 무기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과 공산당의 교묘한 책략을 모르는 일부 386 세대와 열린우리당이 일찍이 보기드문 국난에 처한 이 시기에 친일파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혼란케하고, 공산북한과는 손잡아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로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지금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이다. 노정권이 출범한지 2여년이 되어가고 있는 마당에 지금까지의 실정을 ‘친일파청산’ ‘과거사’문제에 매달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정부와 여당은 알아야 한다. 우국충정의 마음으로 국민들께 국정파탄을 시인, 사과하고 총력을 다해 나라살리기에 앞장서야할 때인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하고 ‘과거’를 이용해 현재의 난국을 돌파하려는 술수를 쓴다면 앞으로 노정권의 임기가 끝나는 3년후에 노무현 대통령조차 ‘과거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제라도 솔직한 자세로 상생의 정치를 펴나가기를 바라는 바이다.

「소석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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