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석면비리 > 석면 철거방치 '토공은 나몰라'



	▲ 슬레이트와 천장텍스 등 석면이 다량으로 포함된 건축 폐기물들을 수년째 무방비로 방치하고 있는 의왕시 고천동 고려합섬 전경. 빈 건물 곳곳에 석면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오른쪽 상단 사진). /전두현기자·[email protected]

한국토지공사가 석면 사전조사 등이 없이 의왕고려합섬 건물 내부에 있는 기계설비를 마구잡이로 철거, 대량의 석면이 건축폐자재와 섞여 5년째 빈건물 곳곳에 무방비상태로 방치돼 있다. 특히 석면 일부는 분진상태로 변해 바람이 불면 인근 1만여명이 사는 아파트 등지로 흩날려 주민들이 속수무책으로 석면가루에 노출되는 등 주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마저 안겨 주고 있다.

16일 한국토지공사(이하 토공)와 의왕시에 따르면 토공은 지난 2003년 부도로 문을 닫은 고려합섬 부지(토지면적 16만1천844㎡)를 단독 매입한데 이어 곧바로 고천동지역 공영개발사업을 위해 54개동(건물면적 7만5천93㎡)안에 있던 각종 기계 설비 매각공고를 내 설비등을 철거했다. 토공은 이과정에서 해당 건물 상당수가 슬레이트와 천장텍스, 패널 그리고 녹방지를 위해 석면을 피복시킨 H빔 등을 포함한 석면건축물인데도 불구, 법에 규정된 석면사전조사도 하지 않고 마구 철거, 대량의 석면이 건축폐자재와 함께 빈 건물 곳곳에 그대로 노출돼 버렸다.

노출된 석면 일부는 가루가 되어 미풍에도 불과 5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근 아파트와 주변 관공서 등지로 날아가고 있다.

석면철거전문업체인 K환경은 "고합건물은 지은지 20여년이 넘었고 당시 지붕과 천장, 단열재 등에 석면을 다량으로 사용한 건물이어서 토공이 기계설비철거에 앞서 석면함유건축물에 대한 사전조사와 석면해체·제거작업뒤에 기계철거를 해야 했다"며 "석면가루로 인한 주민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당장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한국토지공사 경기지역본부는 "석면문제를 인식해 조만간 석면제거작업을 할 계획이며 우선 가림막부터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면은 폐암 등을 유발하는 제1종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석면함유가 의심되는 설비나 건축물을 해체·제거하는 경우 노동부장관에게 허가를 받아 사전조사를 한뒤 석면해체·제거작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