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7년간 불법 가동, 노동자.주민 피해 우려"
(부산=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부산지방노동청은 허가 없이 석면제품을 만들어 온 부산 사하구 구평동 K사에 대해 공장 가동과 완제품 사용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무허가로 제품을 제조해온 기간을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노동청은 무허가 석면 공장이 가동되고 있다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의 제보를 받고 18일 K사를 현장 조사한 결과 2001년 석면제품 제조허가를 반납한 이 공장에서 밸브, 배관 등의 연결부위에 내용물이 새지 않도록 밀폐하는 석면 함유 패킹을 만들고 있는 사실을 적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001년 이후 7년간 무허가 석면 취급이 계속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현재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전 공장주의 부인은 노동청 조사에서 "2001년 영업 부진으로 허가를 반납한 뒤 공장 가동을 중단했으나 2006년 남편이 사망한 후 8개월 전부터 재가동했다"고 진술했다.
노동청은 무허가 제조 기간과 이 공장에서 사용한 석면의 유해 정도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K사에 대한 처벌 수위를 정할 방침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K사는 공장 노동자에게 마스크 등 최소한의 보호장비도 지급하지 않고 7년 동안 공장을 불법 가동했다"며 "인근 주민들 역시 석면 방적공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받지 못해 석면 노출에 의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이 공장에서 채집한 섬유 입자 뭉치를 분석기관인 'ETS컨설팅'에 분석의뢰한 결과 독성이 강해 1997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갈석면이 20% 함유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석면 취급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리감독이 얼마나 안이한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로 환경 당국은 올해부터 석면 함유량이 제품 중량의 0.1%를 초과하는 제품을 제조.수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적발됐을 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1960∼1990년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석면 방적공장이 가동된 부산 지역에 대해 지난해 부산대 의대가 석면 공장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장으로부터 반경 2km 이내 거주민의 암발병률이 기타 지역 주민보다 7.8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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