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태권도협회 횡령ㆍ배임 들통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9일 라이벌 관계의 인물이 국기원장직을 맡는 것을 막고자 폭력을 행사하고 행사를 방해한 혐의로 국기원 이사 이승완(69)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1987년 4월 통일민주당 창당을 방해한 '용팔이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2003년 태권도협회장 선거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월 강남구 역삼동 국기원에서 열린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 발표회'에 난입해 직원 5명에게 주먹을 휘둘러 각각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국기원은 작년 6월 엄운규 전 원장이 일부 이사들의 압력을 받아 사퇴한 이후 원장 자리가 공석이었으며 이씨는 원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그러던 중 엄 전 원장이 1월 국기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기원 정상화를 위해 국기원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하려 하자 자신을 지지하는 직원들과 함께 이를 방해한 것이다.

경찰은 서울시태권도협회 공금 9천여만원을 빼돌려 횡령하고 태권도 관련 단체를 따로 만들어 협회 자금을 부당하게 지원하는 등 협회에 3억3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횡령 및 배임) 등으로 협회장 임모씨 등 임원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임직원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4년 '국민생활체육서울시태권도연합회'라는 별도 조직을 구성해 협회로 하여금 1억6천여만원을 지원토록 하고, 연합회 임원으로 취임해 활동비 명목 등으로 공금을 빼내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서울시태권도협회가 태권도 승급 심사비를 국기원에서 책정한 요금인 1인당 7천800원보다 1만원이 더 많은 1만7천800원을 징수한 사실을 밝혀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했다.

[연합]2009.09.09 13:35 입력 / 2009.09.09 19:4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