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농지정책 


2011-03-24 오후 12:57:46 게재

세계곡물가격 오르는데 한국농지는 사라져 ..
지난해 여의도 22배 넓이 농지 타용도로

국내 농지정책이 세계 곡물시장 동향과 거꾸로 가고 있다.
곡물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공급기반을 유지하거나 늘이지 않고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지에서 다른 용도로 바뀐 면적은 서울 여의도 면적(848ha)의 22배에 이르는 1만8732ha에 이른다.
이는 전국의 시·군 중 경지면적이 23번째로 큰 전북 부안군 전체 경지면적(1만8829ha)와 비슷한 규모다. 최근 5년사이 매년 2만ha의 농지가 다른 용도로 바뀌고 있다.
농지는 주로 도로·철도 등 공공시설(7603ha)과 산업단지 등 공장조성(2766ha)용 땅으로 바뀌었다.
택지개발을 위한 농지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8년 2424ha, 2009년 2632ha에 이어 지난해에는 4378ha를 기록했다.

농업진흥지역 안에 있는 농지도 2429ha 사라졌다.
지난해 농지전용 면적 중 13%에 이르는 규모다. 농업진흥지역은 흔히 절대농지라 부르는 곳으로 농사에 용이한 땅이다.

국토가 좁고 산지가 많은 환경에서 농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이명박정부 출범 후 규제완화 정책에 따라 농지전용은 더 쉬워졌다. 이명박정부는 2008년 정부인수위원회가 마련한 '농지 및 산지 등 토지이용규제 완화' 정책에 따라 20만6000ha에 달하는 한계농지의 소유와 거래제한을 없애고 전용절차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완화했다.

같은 해엔 농지법시행령을 개정해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할 때 다른 곳에 해제하는 규모만큼의 대체농지를 지정할 의무를 없앴다. 대체농지 의무제는 농업진흥지역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이다.

또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시·도지사의 농지규제완화 권한도 강화했다. 농식품부 장관과 미리 협의를 거쳐 지정한 지구·단지 안에서 시·도지사가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할 때는 농식품부 장관의 별도 승인이 없어도 되게 했다.

또 국토계획법상 개발예비용 토지의 성격을 갖는 자연녹지지역과 계획관리지역의 경우 3만㎡ 이상 농지의 전용허가권도 시·도지사에게 모두 위임했다. 농지전용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