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관광객이 서울에 첫 발을 디뎠다 하자. 인천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타고 서울시내 호텔로 향한다. 엉터리 교통 표지판이 너무 많아 최소한 열 번은 방향을 잃게 된다. 교통사고가 안 나는 게 다행이다. 호텔에 투숙도 하기 전에 한국에 대한 맛이 간다.

호텔에 여정을 풀고 시내 관광을 나갔는데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엄습한다.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굴뚝처럼 솟구치는 담배연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바람이 불면 더욱 참혹하다. 두 번째로 맛이 간다.

한 십분 쯤 걸었을까? 가래침 뱉는 사람, 담배꽁초를 마구 버리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눈에 띈다. 세 번째로 맛이 간다.

걸어 다닐 곳이 못 되는구나 싶어 택시를 잡아탄다. 거기도 마찬가지다. 담배 냄새가 코를 찌른다. 택시 기사가 골초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맛이 간다.

여기저기를 관광하다가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파란 신호등에 따라 횡단보도를 걸어가는데 차가 마구 지나간다. 철러덩 가슴이 내려앉으며 다섯 번째로 맛이 간다.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지하철역에 웬 잡상인들이 이렇게 많은가? 호객하는 소리까지 지른다. 지하철 안은 안 그렇겠지... 아니었다. 열 정거장을 지나치는데 물건 파는 사람이 다섯 명이나 지나간다. 개판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지하철은 없다. 여섯 번째로 맛이 갔다.

일곱 번째는 어떤 맛이 기다리고 있을까? 지하철역을 지날 때마다 광고방송을 해댄다. “몇 번 출구로 나가면 어떤 회사가 있다...” 도대체 지하철에서 광고방송을 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완전히 맛이 간다.

이런 광경을 매일 매일 접하는 서울사람들은 중독이 되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접하는 외국 관광객들은 맛이 가고 만다. 김대중과 노무현이 10년 동안 이렇게 만들어놓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빨리 멍든 관광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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