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수 왕따비관 자살', '경영난을 겪던 50대 중소 제조업체 대표 자살', '주식으로 이사비용 날린 30대 투신 자살', '두 번 자살 시도한 현직 부장판사', ‘경찰 수사 받던 40대 수사에 대한 불만으로 야산서 자살’, ‘성추행 피해자 투신 자살사고’, ‘아버지 꾸중에 중학생 아들 방화…일가족 4명 사망’, ‘“순수 혈통 만들겠다.” 친딸 5명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아버지‘ 등등. 2010.10.21(목) 하루 동안의 기사내용이다. 그동안 일부 부유층들이 추구하고 갈구했던 이기적 천민자본주의의 귀착점을 보는 듯하다.

부모는 누구나 자식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자기 자식만을 끔찍이 여기는 일부 부모들은 ‘돈의 크기’로 친구를 사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경쟁에서 이기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에서 이긴 사람조차도 견디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2009년 7월부터 1년간 대기업 임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은 65명이었다. 검진 임원 중 13%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까지 합치면 25%가 우울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임원의 우울증 유병률은 일반인 평균 유병률(9%)보다 훨씬 높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경쟁과 성과위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에게 불행이다. 누구나 일이 잘 안 풀릴 수 있다. 그럴 때 편하게 털어놓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또 일에만 쫓기며 삶의 중심을 잃어버리지 말고 자기인생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공존과 배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사라지고 나면 삭막한 죽음의 도시만 폐허로 남겨질 뿐이다. 강물이 썩었는데 혼자만 맑은 물을 마실 수는 없다. 이기적 탐욕으로 강물을 더럽히면 더럽힐수록 자신 또한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전우익선생께서는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고 했지만 이제 공존은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혼자만 잘 살 수는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자식들이 정말 행복하기를 바란다면 강물을 맑게 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위의 언론기사가 공상소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