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11월26일 새누리당 의원들이 중심이 된 ‘통일 대비 의원 연구 모임’에서 작년 대선 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멘토’로 활동했던 법륜(최석호)라는 중이 “한국경제 성장 정체 타개하려면 통일만이 살길”이라는 강연을 했다고 한다.

이는 연구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새누리당 정의화 의원이 “17대 국회 때 대북 인도 지원 관련 법안을 준비하면서 법륜 스님을 알게 됐다”며 “통일에 대한 관심과 식견이 남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강연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법륜은 강연에서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민족을 재통합하려면,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을 과감하게 포용하는 정책만이 한국을 중심으로 한 재통합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렇게 줏대 없고 배알도 없는 새누리당의 일부 중도웰빙 의원이라는 인간이 그래 기껏 감동을 느꼈다는 인간이 법륜이라는 빨간 중밖에 없단 말인가.

하긴 대북지원법안 준비 어쩌고 한데서 이미 법륜과 한통속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분명할 것이다.

이런 오염 속에서도 요즈음 새누리당에서 유난히 보기 좋은 장면이 있다.

그것은 김진태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종북타도전선에서 서로 경쟁적으로 선두를 다툰다는 사실이다.

아직 나이로 보아 대선후보가 되기에는 너무 젊지만, 일단 젊다는 사실은 매우 전도가 유망하다는 점에서 멋지고, 무엇보다 두 사람 모두 우파노선을 확실하게 견지하는 점에서 단기적인 이익집단보다 장기적인 이념집단을 지지세력으로 확보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자신의 아성을 구축해가는 모습으로 보인다.

11월28일 국회윤리특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지난 9월 새누리당 의원 153명의 명의로 제출된 이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상정했지만 윤리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하는 대신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이견이 있는 안건에 대해 위원회 소속 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경우 안건조정위를 따로 구성해 최대 90일간 이 안건 상정이 적절한지 등의 여부를 논의하게 돼 있어 향후 90일간은 징계안 심사 절차를 밟지 못하게 됐다.

국회윤리특위에 상정된 내란음모 혐의로 구속기소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민주당의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신청으로 처리되지 못한 것은 한마디로 시간끌기 전술에 말려든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11월 29일 “이석기를 감싸고도는 민주당의 모습은 과연 종북숙주 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감사원장 임명동의안을 가지고 시끄러운 가운데 조용히 넘어간 게 하나 있다. 민주당 신청으로 이석기 제명안이 안건조정위에 회부돼 3개월간 처리를 못하게 된 것”이라며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나? 1년 내내 가만있다가 이제 와서 뭘 조정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제 국회윤리특위에는 이석기 말고도 나에 대한 제소안 3건도 함께 올라왔다. 난 안건조정이니 그런 거 필요 없다”며 “종북을 종북이라고 한 내 발언이 설사 징계를 받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에 함께 처리되었어야 옳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이 의원 제명안에 대한 숙려기간이 지났고, 논의를 막을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국회선진화법’을 이용해 ‘이석기 방탄국회’를 만들어 주자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많은 국민이 민주당이 종북세력을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는 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북세력을 옹호하라고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게 아니다”며 “민주당이 제명안 처리에 미적거리는 상황에서 국회는 헌법수호 책무를 방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란음모나 뇌물수수 등으로 구속된 의원의 세비 지급을 중단하고, 정부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새누리당 의원 155명 전원 명의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여야가 공동발의하기로 약속을 했는데 민주당이 확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이 법안을 내기로 했다”며 “종북세력은 우리가 안이하게 대응할 때 언제든 대한민국의 목을 칠 수 있는 범이다. 종북세력은 하나의 다른 의견이 아니라 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 선전선동 그룹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종북의원 권한정지법을 발의한 것이다.

정말이지 김진태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애국적 우익노선 경쟁은 우리 국민들에게 정말이지 차세대 지도자의 예비됨을 보여주는 것 같아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또한 청년애국우파들과의 한마당은 더더욱 우리의 청량제가 되어주고 있다.

우파는 좌익과 싸우지 않는 중도웰빙스펙파들을 경멸할 것이다.

우파는 우파노선을 견지하며 싸우는 사람을 차세대 지도자로 밀어줄 것이다.

일단 젊은 두 우파의원의 가열찬 우익노선 경쟁을 기대해본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