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게으른 농부가 곤히 잠든 새벽 잠을 깨우는 수탉이 배기싫었다. 어느날 크게 결심하고 닭 모가지를 비틀었다. 그리고 맘 놓고 푹 잠들었으나 수탉이 울던 안울던 새벽은 오고 잠시 후엔 먼동이 트는 하루의 시작은 여전했다.

시각을 알려주는 숫닭이 없어져 새벽이 오는 걸 감지 못한 농부는 매번 해가 중천이 돼서야 깨어났다. 그러니 어리석은 농부는 농사를 망친 게 당연했다. 농사를 망쳐 추수할 게 없는 농부와 식구들이 엄동설한을 어떻게 넘겼을까? 결국 굶어죽을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하는 게으른 농부와 같은 치세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탉이 울지 않으면 일어날 시각을 알 수 없으니 새벽 일찍 논 밭에 나가 농사를 지어야만 살 수있는 농부의 이치를 왜 모를까?

【나라가 망하는 것은 최종 바른 말하는 사람이 없었지기 때문이라】고 유명한 서양사가(史家)는 말했다. 바른 말은 듣기 싫고 아첨 떠는 말은 귀에 솔깃한 게 凡人의 생리다. 한나라 지도자라면 싫는 소리도 경청할 줄 알고 이를 전화위복(轉禍爲福)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그에 반(反)한 이 나라의 현실이 걱정된다. 걱정되는 게 닭의 목을 비트는 게으론 농부가 아니라 그 농부를 믿고 있는 식구들이 걱정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