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의금이라는 이름으로 돈 좀 달라는 ‘구걸’을 ‘협박’으로 알고 마음 쫄이면서 지켜본 김정일의 장례식도 끝나고, 이젠 김정은이라는 김씨조선에는 뚱뚱이 단종대군이 권좌에 앉았는가 보다.

북괴는 “일제 외부조문단을 받지 않겠다”며 무슨 대단한 신비감을 주는 척하다가 누가 조의금 한푼도 안 주는데다 마침 남조선 빨갱이들이 조문소동 벌이는 것을 보고는 “남측 조문 다 수용, 남측 조문태도 지켜본 뒤 향후 남북관계 입장 정할 것”이라며 우리 정부에 협박조로 나올 때, 끝까지 관망조로 버텼더니 “조문에 작은 관심이라도 보이면 남북관계 획기적 관계개선”식으로 애걸복걸하는 투로 나오는 모양새에서 “구걸”임을 노정하였다.

그러면서도 조의금 구걸 더 받으려고 장례 끝나고도 추도기간을 추가하여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결식날 기껏 “3cm 밖에 안 내린 눈” 가지고 “78년만의 폭설”이라며 김정일의 사망과 김정은의 즉위 분위기를 띄우더니, 꼴에 김정은이 한다는 말이 “민족의 대국상(大國喪)”이란다.

그래서 장례 끝나고도 추도기간을 정하여 더럽게 지긋지긋하게 만들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만, 짐작컨대, 아직 조의금 안낸 자들은 빨리 와서 내놓으라는 식의 조의금을 더 받으려는 수작이거나, 장례식 이후의 방향을 잡지 못하여 생각할 시간을 벌려는 체제위기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니 김정일 사망이 “민족대국상”이라고? 그래서 조의금 좀 달라고?

그럼, 김정은이 태어나기도 전인 1974년에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의 장례식 때는 김정일이가 조의금을 보냈냐, 뭘 보냈냐! 그리고 왜 김일성은 조문 안 왔냐. 그런 주제에 왜 개정일이 뒈진 것만 챙겨줘야 하는데?

별 지저분한 놈들 다 보겠네.

어쨌든, 이런 식으로 협박조의 구걸로 먹고사는 깡패국가의 단종대군이 생각할 수 있는 범위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 그는 성장기에 보통 사람의 세계와 격리된 채 지냈으며, 한번도 일해서 벌어보기는커녕 자기 손으로 뭐라도 해본 게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이루어 본 것 없고 누리기만 하며 자란 김정은은 앞으로 다분히 경륜이 더 많은 자로부터 자문을 구하지 않을 수 없고, 수렴청정하고 있을 수양대군들은 그 자문을 통하여 호가호위(狐假虎威)식으로 위세를 확장할 것이다.

사실, 장례가 끝날 무렵에 도대체 뭐하는 자리인지도 모를 국가원수급 자리를 연이어 받는 식으로 “온전한 방식으로 급속한 권력승계”를 통하여 입지가 공고함을 과시하였는데, 오히려 그게 이상할 정도다.

모르긴 해도 누군가의 일목요연한 기획에 따라 김정은의 옷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는 지도 모르는 이상한 계급장이 자꾸 추가되고, 김영남의 김정은 추대연설도 자세히 보면, 마치 남이 김정은을 지도자로 만들어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획세력의 눈치를 보는지 몰라도 뚱보 김정은은 장례기간 중 한번도 자신의 의지를 보이는 자세로 분위기를 리드하는 꼴을 못 봤다.

그 기획자는 당장에는 스스로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없기에 아마도 당분간 김정은을 국가원수로 인정하다가 적당한 순간에 김정은의 용도를 재검토 하여 김정은의 지위가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음을 노출되게 만들어 갈 것이다.

즉, 김정은은 자신의 “용도”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자신의 “의도” 때문에 존재하지 못한데서, 조만간 용도폐기 시점이 다치면 축출될 것으로 본다.

밑에서 알아서 챙기고 있으니 옥체를 보존하라는 식으로 극진히 아부하는 형태로 교만에 도취되게 하여 외부와 차단된 공간에서 향락에 빠지게 하는 가운데 알게 모르게 자의지를 희석시키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원인 모를 죽음으로 내몰 것이다.

“인민의 생활을 걱정하여 격무에 시달리다 죽었다”며 의심의 예봉을 잠재운 후에 임시로 국정을 이끄는 척하며 실권을 장악할 자가 나올 것이다.

그 시기는 의외로 빨리 올 수 있다.

괜히 각종 기념일에 김정은이 단상에 자주 설수록 곤란해지니까 말이다.

그런 김정은을 지도자라고 보는 남조선 빨갱이들이야 어찌 생각하든 말든, 이 한마디는 내뱉어도 된다고 본다.

“누가 그런 것 공짜로 준댄다냐. 뭐가 이뻐서, 이 돼지야.”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