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방위원들 `원혜영 승차거부` 논란 [연합] 국회 국방위가 24일 공군작전사령부 시찰에 나서기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열린우리당 원혜영(元惠榮) 의원의 단체버스 승차를 거부해 원 의원이 시찰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한나라당 공성진(孔星鎭) 송영선(宋永仙) 황진하(黃震夏) 의원 등은 국회 앞에 마련된 버스에 타고 있던 원 의원에게 지난 20일 개성공단 방문시 식당에서 춤을 췄던 사실을 거론하며 "함께 시찰할 수 없다"며 하차를 요구했다.
황진하 의원은 "원 의원은 당시 육군 1군사령부 국감을 빠지고 평양에서 10만 군중이 핵실험을 축하하던 날 춤춘 것 아니냐"며 "원 의원과 함께 가기 창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 의원이 "국방위원으로서 가는 게 권리이자 의무 아니냐"며 물러서지 않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원 의원은 개성공단 춤 파문을 책임지고 국방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며 모두 버스에서 내려 국회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실로 철수했다.
얼마 후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은 버스에 타고 있던 우리당 김명자(金明子) 의원과 전화통화를 통해 원 의원 불참을 조건으로 시찰에 합의, 결국 국방위원들은 예정시간 보다 1시간30분 가량 늦어진 10시30분께 공군작전사로 출발했다.
김명자 의원은 "내일 국회에서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감이 열리니까 국감에 앞서 간담회를 개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원 의원도 그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되 오늘은 일단 동참하지 않기로 정리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원 의원은 오후 개인성명을 내고 "국감의 원만한 진행과 국감을 준비한 공군 관계자들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한 대승적 결정이었다"며 "하지만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국방위원 사퇴와 공식사과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군부대 골프파문'의 장본인인 공성진, 송영선 의원은 전쟁을 선동하는 도발적 발언을 했지만 국방위 회의에서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며 "내가 국방위원을 사퇴해야 한다면 국감을 방해한 이들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도 "국민의 대표이고 헌법기관인 의원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행동은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 폭거"라고 비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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