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여야를 망라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에서 11.0%로 2위를 기
록했다. 지난 8월 25일 정기 여론조사에서의 5.2%에 비해 두 배 상승했다. 선두
인 박근혜는 27.2%였다. 이로써 정 대표는 한자리 수에 머물던 지지율이 한 달
만에 배로 껑충뛰어 박근혜의 독주아성에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정몽준이 6일 관훈토론에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하여
보수세력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았는데 이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고 생각한다. "북한이 재래식 무기로는 군비경쟁이 되지 않을 것 같으니까 핵을
개발한 것은 그들 나름대로 합리적 판단이고 진보정권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
한 정 대표의 발언은 분명 김대중.노무현 10년 정권의 대북정책을 옹호하는 것
으로 현정부와 보수세력의 비판을 면키 어려운 말 실수였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정 대표는 "북 자체 판단이 그렇다는 사실을 말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공방은
종결 되었다.
정몽준 대표는 취임이후 친서민.중도실용 행보를 적극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는데 위의 관훈 토론에서도 기존의 전통적 보수우익의 자세와는 거리가 있는
중도 이념을 나타냈다. 그리고 재래시장과 중소기업 방문 등 친서민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태생적 한계인 재벌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이제 한나라당 내에도 박근혜 독주체제에 제동을 걸고 다수의 대등한 차기 대권
주자들이 건설적 경쟁을 해야 할 시기가 도래 하였는데 그 첫 주자로서 정몽준
대표가 혜성과 같이 등장하였다. 불과 한 달만에 한자리수 차기대권주자 지지율
에서 두자리수 지지율로 박근혜를 바짝 추격하였으니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아
울러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정몽준 대표는 물론 절대로 좌파성향이 될 수가 없다. 그의 최대 걸림돌은 바로
"서민의 적" 재벌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언젠가 정대표
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로 환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가
장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재산
을 버려야지 명예와 재산을 다 움켜잡으려면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미국같이 자유민주주의가 국민속에 확고하게 자리한 나라도 재벌이 대통령까지
해 먹는 것은 지금까지 허락하지 않았다.
정 대표가 친서민.중도 행보를 시작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나 극단적 보수우익의
세력은 절대 탐탁하게 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우군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다. 따라서 정 대표는 보수우익 한나라당 대표로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정체성의 경계선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번의 관훈 토론은 경계선을 넘을 뻔
하였으니 아찔한 일이었다. 박근혜의 경우를 보라 좌우를 넘나들다가 결국 기회
주의자로 낙인이 찍혀서 양쪽에서 욕을 얻어먹고 있지 않는가?
정몽준 대표는 어쨋던 정치인생을 승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사소한 실수는
"병가지상사"이다. 이것을 중요한 교훈으로 삼는다면 득이 될 수도 있다. 당대표
로서 당면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전력을 경주하라. 다가오는 10. 28 재
보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 여건이 좋아서 잘하면 지난번 5대 0의 쓰
라린 패배를 통쾌하게 설욕하고 그 여세를 몰아 실질적인 당권을 장악하고 탄탄
한 당내입지를 구축하여 차기 대선고지로 힘차게 진군해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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