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센가꾸 열도분쟁에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에는 외교마찰을 우려하여 지금까지 우리조차 포함시키지 않았던 우리 영해상의 이어도를 포함시킴으로써 우리에게 실질적인 주권침해를 가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이어도는 영토가 아니다”는 식으로 중국의 횡포로 인한 체면손상을 모면하려 자위했었는데, 왜 “이어도는 영해 상에 위치한 암초다.”라는 식의 말은 못하는가. 그럼 영해의 해저는 우리 영해가 아니란 말인가.

어쨌든 우리가 중국에다 방공식별구역 재조정을 요구하였는데, 중국은 우리에게 콧방귀만 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시작부터 중국의 기대와 빗나가고 있다.

일단 미국이 괌에서 B-52전략폭격기를 발진시켜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유유히 비행하였는데 중국에선 아무 말을 못 꺼내고 있으며, 일본도 전투기를 발진시켜 어디 한번 해 보라지 식으로 비행하였으며, 우리나라도 공군기도 중국에 통보 없이 그냥 비행하였다. (정말 잘했다.)

중국이 이에 격분하여 그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에 타국 항공기의 비행시 중국에 통보하지 않으면 격추시키겠다고 말했는데, 바로 이것이 중국의 가장 큰 실수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중국이 설정한 방공식별구역에 타국의 항공기 특히 군용기까지 날아다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J-10전투기만 대응해서 띄워 올릴 뿐 아무런 반응도 못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그 정도 해상에서의 비행은 지대공․함대공 미사일로 격추시키기엔 너무 멀어서 맞추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발사사실이 미일의 감시망에 감지될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거리이고 보면, 어느 정도 근접해서 공대공미사일로 격추시키는 공중전을 벌여야 하는데, 문제는 공중전에서 중국이 미․일을 이길 수 있느냐 하는 거다.

만일 격추시키겠다고 해놓고 중국이 오히려 격추당할 경우 그 망신살은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이 그들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에서 한․미․일과 공중전을 벌여 중국전투기 한대라도 패할 경우, 요 며칠 새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참가에 관심을 표명한 미일 중심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TPP)에 맞서 드러난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처럼 중국이 아태지역을 비롯 전세계 제3세력 국가 위주로 구축해놓은 중화네트워크가 와르르 무너지고, 국제사회가 중국을 우습게보기 시작할 텐데, 그걸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딴에는 중국이 러시아 전투기 짝퉁에서 시작하여 이젠 개량품까지 잘 만들지만, 국제사회가 “꼴에 G-2라고 해놓고선 짝퉁 수준이 어디 가냐”는 식으로 대하면,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은 하루아침에 “저가품 하청생산 국가”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상이 어렵지 않은 게, 2차대전 이후 70년 동안 아니 그 이전부터 중국은 공중전을 한번도 안 해본 나라이며, 그나마 요즈음 들어 자국산 전투기로 에어쇼만 실컷 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게다가 아무리 러시아(구소련)가 핵심부품을 빼고 공급한 거라고 하더라도 예전에 중동전 등의 공중전에서 러시아제 전투기가 대부분 서방전투기에 꺾였다는 사실, 그리고 그 러시아 전투기를 모델로 개량을 한 것이 현재의 중국산 전투기란 사실에서 중국 공군의 심리적 부담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중국 전투기가 발진하는 경우도 미국이 아닌 한․일 전투기가 비행할 경우만 골라서 발진하며, 그것도 발진하기만 할 뿐 막상 공중에서 싸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도 너무 잘 나가다보니까 뒷감당 못할 말을 꺼낸 것을 어떻게 수습할지 모르지만, 우리의 항의를 거만하게 무시하다가, 이제 우리나라까지 미․일과 더불어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마음대로 비행해버리는 데도 찍소리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우리나라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이어도-마라도-홍도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말았으니, 너무 일찍 검은 속내를 드러낸 중국은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무역량 확대로 인하여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갑을관계로 나오더니, 이젠 주종관계로 착각하여 그동안 자기세력으로 포섭하려던 위장한 야욕을 이번 방공식별구역 무단설정으로 노출했으니, 한마디로 중세 이전에 중원을 위협하던 우리 몸속에 숨어있는 북방민족의 근성을 일깨우고 만 셈이며, 이는 잠자는 호랑이를 깨운 것이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과 불편하든지 말든지 일단 우리나라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이어도-마라도-홍도로 확장하도록 지시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그리고 이왕이면 부탁하노니, 제발 우리 공군이 중국과 공중전을 화끈하게 한방 치루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한․미․일 어느 한 나라와라도 공중전을 벌이다 중국 전투기가 한대라도 격추되어 패퇴되어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와해되는 경우인데, 우리는 이를 노리라는 것이다.

더구나 한-중 공중전을 치룰 경우, 설령 실질적으로 미․일의 대리전 양상이 될지언정, 중국의 이러한 약점을 잘 아는 미․일이 우리에게 그들의 발달된 정찰․감시정보를 지원하여 반드시 우리가 이기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피하지 못할 위기라면 우리는 위기를 즐겨야 한다. 단 한번만 이겨도 국가의 위상이 달라진다.

이어도 해상에서 에어쇼용 짱꿰 전투기를 어서 격추시켜라. 밥값 좀 하란 말이다.

그게 아니면, 월남전 이후 한번도 참전 안 하고 그저 국군의 날 차력시범이나 보이는 군대처럼, 우리 공군도 에어쇼용 광대 신세 못 면할 거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