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조작설’과 ‘타살설’에 이어 이번엔 지난달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폐암 3기였다는 근거없는 루머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노 전대통령이 건강검진을 받았던 병원측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2일 포털사이트 블로그나 다음 아고라 등에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폐암 3기 진단을 받았다”는 이른바 ‘노무현 폐암설’이 제기됐다.

이 루머의 출처는 지난달 28일 한 시민단체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언론사 기사형태의 글로 추정된다.

이 게시글에는 “익명을 요구하는 모 병원 의사는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하기 전 한달 전에 부산 소재 모 병원에서 극비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3기 폐암 진단을 받았고, 노 전 대통령을 진단한 의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6개월 이상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진단을 받은데다 뇌물 사건으로 구속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자살을 결심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고 했다.

이 글에는 오모 기자라는 바이라인이 달려있지만 출처와 보도시점이 불분명해 기사 형태를 차용한 ‘허위게시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네티즌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올해 건강검진을 받았던 경남 양산 부산대병원측은 2일 “지난 2월 노 전 대통령이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폐암 소견은 전혀 없었다”며 “노 전 대통령이 폐암 3기였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다만 노 전 대통령이 허리디스크 때문에 운동을 통해 몸 상태를 잘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또 고인은 수면부족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 2003년 1월 우리들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앞서 인터넷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투신 당시 동행했던 경호관이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면서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시해설’과 유서 조작설 등 음모론 및 추측성 글들이 확산되기도 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에 대해 “우리는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선택하신 일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추측하고 퍼뜨리는 것은 고인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