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황당한 일이........
제 동생은 작년에 졸업한 재수생입니다. 별로 성적이 좋지 않아 바로 전문대 원서를 써야
됐죠. 근데 요즘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시간이 나지 않아 저와 엄마가 대신 원서를 쓰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제 동생 수능 응시 수험번호가 파손되어(비에 젖어 너덜너덜해 졌죠)7자리 중
앞 3자리수만 알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에서야 그 사실을 알고 너무 황당한 나머지 동생이 졸업한 남산고등학교로 급히 전화를
했습니다.
수험표를 잘못관리한 저희 잘못이 크다는 것은 압니다.
근데 수능을 쳐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험번호는 정말 중요한 건데 스티커로 조그만하게
붙혀져 있죠.
저희는 학교밖에 문의할 ‹š가 없었고 그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남산고등학교는 전화 통화 자체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겨우 연결이 되었는데
담당 교사가 수업 중이라고 다시 전화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땐 벌써 경남공고(전문대 공동 원서 접수처)였기에 저흰 마냥 기다렸습니다. 또 전화를
걸었더니 대답은 똑같았습니다. 담당 교사가 없으니 다시 걸라고... 황당해서 따졌습니다.
수능 친 학생들의 응시표는 당연히 차트로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것만 찾으면
되는데 담당교사와 무슨 상관이냐고, 그랬더니 그 쪽에선 무조건 잃어버린 저희 탓만
했습니다.결국 또 10분 후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학교측에선 받자마자 아까 제가 화낸
것에 대해 따지더군요. 참 처음엔 저희 엄마를 학생인 줄 알고 반말까지 했습니다. 그리고는
담당선생이랑 연락해서 다시 전화를 걸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그 입시 담당교사는
수업도 아니고 잠깐 자리 비운 것도 아니고 집에 있었습니다. 분명히 내일까지가 원서
접수일 인데 담당자가 집에 있다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학교측에선 계속 둘러대기만 했구요.
전문대는 학교도 아닙니까? 전문대생은 입시상담도 안 합니까? 또 따졌습니다. 왜 입시
담당자가 집에 있냐고? 학교측의 대답은? 방학이니까......말이 안나오더군요.
이젠 전화를 기다렸습니다.15분쯤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수험번호를 가르쳐주더군요.
그러나 더 황당한 일이 생겼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수험번호 중 3자리는 확실했거든요."22-2" 근데 학교에서 가르쳐
준 번호는 "22-3"으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도저히 그냥 그대로 적을 수가 없어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혹시 이름이 같을 까봐 주민등록번호 확인까지 했구요.
학교에선 수능성적표 복사본을 불러주는 것이니 확실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학교 측에선 우리가 들고 있는 수능 수험표의 3자리수 보다 그 쪽의 복사본 7자리가
더 확실하니 그걸로 적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한 학생의 인생이 달려있는 문제라 도저히 그냥 적을 수가 없어서 그냥 원서도 못 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이 원서 접수 마지막날이라 아침 일찍 학교로 직접 찾아가 확인해 보려구요.
모든 것은 집에서 해결됐습니다.
찢어진 수험번호를 저희 엄마가 찾았습니다.
비에 젖은 걸 다리미로 다 폈거든요.
황당한 건 학교에서 가르쳐 준 그 수험번호가 완전 틀렸다는 거지요.
만약 그대로 원서를 썼으면 어찌 됐을지 앞이 캄캄합니다.
졸업한 학생은, 아니 공부도 못하는 재수생은 졸업하면 끝입니까?
부산 남산고등학교. 절대 용서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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