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직장내의 성희롱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상사라는 직위를 이용한 은근한 횡포도 그렇지만 같은 동급의 남녀끼리라도 대화의 내용에서 혐오감을 부추기면 바로 성희롱이 되는 것이다.
성희롱은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감정이 더 중요하다.
예사로 아니면 흔히들 말하는 일상적인 수준의 것이라 해도 듣는 사람이 그렇지가 않다고 느낀다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혼여행을 갓 다녀온 여직원이 회사에서 잠깐 졸음이 와서 꾸벅거렸을 때 '어젯밤에 뭐 했기에 지금 자는지......' 어쩌고 하는 말을 농담 삼아 했다고 치자.
말하는 사람은 '단순히 어제 저녁에 잠을 늦게 잤는가하는 의문'이라고 변명을 하겠지만 듣는 당사자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심한 모욕감을 느낄 수도 있는 표현이다.
코리아나 뉴스(149호 7월 2일자)에서 본지가 보도한 김성호 의원 성추문 사건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남자는 객지에서 하룻밤 해프닝으로 간주할 수 있고 또 나이가 든 사람끼리 정이 있거나 없거나 간에 발생한 애정교환으로 생각하겠지만 여성측 입장에서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부부간에도 강간죄가 성립될 만큼 여성의 의사가 존중되고 부인이 싫다고 거절하면 남편이 강제로 부부관계를 가질 수가 없는 나라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이런 부부간의 강간이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미국은 부모가 자식에게 교육적인 의미에서의 매질도 못하게 하고 있다.
결국 김성호 의원 사건은 피해자인 차용화씨의 입장이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싫다는 사람에게 강제적이고 물리적인 힘이 작용했다고 피해자가 생각한다면 이것은 법적인 시비 거리가 되고도 남는다. 남녀간의 애정문제는 물론 당사자간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애정문제에 균열이 생기게되어 법적인 호소를 하게 되면 당사자의 문제에서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게 되고 더구나 당사자중의 한 사람이 유명인사라고 하면 세인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는 법이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르윈스키의 스캔들도 바로 그런 것이었다.
평범한 서민이 아닌 사람이 저질은 사건이었기에 청문회도 열리고 온 세상이 시끄러웠던 것이다.
이제 김성호 의원 성추문 사건도 본인들의 입장에서 벗어나 권력을 가진 여당 국회의원과 식당에서 일을 했던 가녀린 동포여성의 인권 문제로 변했고 사실무근을 외치는 남성과 당했다는 여성간의 진실 규명에 그 초점이 있다.
또한 피해자 차용화씨와 김성호 의원 그리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간의 법적인 문제도 마찬가지로 크게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다.
* 김성호는 누구인가?
김성호 의원은 1962년 3월 충북 영동에서 출생하였고 대전고등학교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이다.
87년 연합통신 외신부 기자로 출발하여 한겨레신문 사회부와 정치부를 거쳤고 이 당시에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사건을 특종 취급하여 97년 8월엔 한국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름하여 '김현철 국정개입' YTN 인사개입 비디오 테이프인데 이를 단독입수 보도하도록 자료를 제공한 의사 박경식도 스타가 된 사건이다. 그리고 99년엔 미국 하버드 대학 초청연구원으로 1년간 미국에 머물면서 미국정치와 선거제도 연구를 하였다.
연구 후에 다시 한겨레신문 정치부에서 새천년민주당을 출입하다 서울 강서을 지역구 공천을 받았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소위 386세대 젊은 피 수혈이라는 명분의 공천이었는데 그 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초선의원이다.
개혁적인 마인드로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고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으며 2001년 4월엔 민주당 원내부총무라는 직함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최근까지도 당내에서는 개혁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 유망주이다.
* 능력이 면죄부일 수는 없다
386세대의 젊고 유망한 국회의원. 능력이 있고 장래가 촉망되는 정치 기대주. 개혁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로 한국정치에 희망을 불어넣는 참신한 일꾼.
바로 김성호 의원을 바라보는 본지의 시각이기도 하다.
그러나 능력있고 참신하고 젊다는 사실이 곧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차용화씨와 아무런 이해 관계없이 가진 하룻밤의 풋사랑이라 하더라도 여성의 체면과 인격은 존중되어야 한다. 아니 차용화씨가 먼저 유혹을 하여 어쩔 수 없이 관계를 가졌다고 해도 책임은 남자들이 지게 되어 있는 현실이다.
왜냐하면 그는 만인이 주시하는 유명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유명세는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반인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크게 문제화되는 일이 허다하기에 더욱 조심을 해야하는 것이다. 국정감사 기간 중에 가진 사건이기 때문에 대사관은 편한 감사를 받아 좋을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은 '그래서야 감사가 제대로 되었겠는가?'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워낙 일정도 짧은데다가 봐야 할 서류는 방대하니 열심히 파헤치고 연구를 해도 부족하기 마련인데 마음은 콩밭에 가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는 추측이다.
5.18 전야제를 할 때 광주에서 여자들을 끼고 술판을 벌여 임수경씨가 언론에 고발하여 말썽이 난 것처럼 모두 때가 있는 것이기에 그런 의혹은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지방에 내려가서 술을 마실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생명이 억울하게 죽은 그 자리에 전야제를 치르기 위해 내려간 젊은 의원들이 전혀 고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은 없이 자기들 잘난 척만 하니 문제가 터진 것이다.
*임신에 대해선 조치를 했다?
또한 차용화씨가 임신사실을 말한 것에 대해 김성호 의원은 여성동아와 한국에서 발행되는 주간지 기자에게 임신이 되지 않도록 조치를 했기 때문에 그럴 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시 기자들이 그 조치라는 것이 뭐냐는 질문에 '질외사정'이라고 대답했다는데 그것으로 조치가 될 수 있을까? 너무 무책임한 답변일 것이다.
자신은 그렇게 하면 피임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그 방법은 큰 효과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명확하고 분명한 조치를 취하고 서로 협조하여도 실수하기도 하는 피임이 자신의 일방적인 콘트롤로 임신이 절대 되지 않았다고 하는 주장은 책임회피의 한 방편이지 정확한 실체는 아니다.
이 부분에서도 차용화씨는 분노하고 있다. 비겁하게만 느껴진다고도 했다. 일반적인 정서도 마찬가지이다. 두차례의 관계를 가졌고 두번다 절묘하게 질외사정을 했다해도 여성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위로를 해줘야지 그럴 리가 없다고 오리발을 내면 그 사실을 말하는 여성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리고 자신이 저질은 일도 책임을 지지 못하면서 국정에 대해선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하고? 되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 해명을 요구하니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본지는 이 사건을 보도하기 전에 김성호 의원에게 차용화씨가 기자회견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렸다. 김 의원의 보좌관인 유재섭씨는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대답을 하였고 김 의원이 현재 출타중이니 입장은 나중에 김 의원 본인이 어떤 형식으로든 밝힐 것이라고 대답했다.
며칠 후 다시 전화를 하니 이란에 출장을 갔다고 하면서 다녀오면 하겠다고 대답을 하였다.
그런 다음 본지가 보낸 서면질의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없고 "차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기사게재 여부는 귀사의 자유이나 이에 따른 명예훼손 등에 대한 법적 책임은 감수해야 할 것임을 밝힙니다"라는 아주 간단한 답만을 보내왔다.
다시 본지는 어떤 부분이 사실무근인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고 서면으로 질의하자 다시 위의 내용과 함께 "본 의원에 대한 귀사의 명예훼손 기사에 대해서는 이미 법적 절차에 들어갔음을 알립니다. 앞으로 기사여부 등과 관련된 모든 문의는 본 의원의 법정소송 대리인인 한백합동법률사무소(대표 변호사 김종구)의 소송담당 이건행 변호사에게 문의하기 바랍니다
"라는 답신을 보내왔고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정정보도문 게재요청서'와 자신들이 작성한 '정정보도문'을 보내왔다.
다시 본지는 어떤 부분이 사실무근인지에 대한 질의를 하였으나 아직 답은 받지 못했다.
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야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장치중의 하나이니 뭐라고 말할 것도 없다. 본지도 더욱 진실규명에 앞장서고 동포여성의 인권을 위해 심층 보도를 계속할 것이다.
* 그녀는 유부녀 신분이었다
작년 10월 김성호 의원이 차용화씨와 성적인 접촉을 가졌을 당시 차용화씨는 법적으론 유부녀였다.
실제적으론 남편과 헤어져 따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2001년 1월에 정식으로 이혼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이혼 중에 있었지만 엄연한 유부녀였기 때문에 결국 김성호 의원은 강간. 혼인빙자간음. 간통 세가지 중에 한가지는 저촉이 되는 셈이다.
물론 간통은 친고죄로 남편의 고발이 있어야만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김성호 의원이나 새천년민주당이나 동포사회를 너무 업신여기는 느낌이다. 수차례의 입장표명 요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한줄의 변명으로 법적으로 나간다고 하는 처사가 그렇다.
언론개혁이니 뭐니 하면서 언론에 융단폭격을 가하고 '우리 당이 언론보다 도덕적 우위에 있지 않다'고 말한 정대철 의원은 고법에서 1심보다 더 많은 형을 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놓여 있다. 오비이락이겠지만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여당의 잘 나가는 국회의원과 식당 웨이츄레스의 진실게임은 누군가는 밝혀내어야만 한다.
인권은 어떤 권력보다도 우위에 있는 천부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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