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장군님.
혹시라도 이글을 읽게 되신다면 조그만 위안이라도 얻게 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자 적습니다.
저는 96년에 중위로 전역한 중위 장민*이라 합니다.
제가 101여단에서 복무중일때 장군님께서 직접 표창도 수여해주시고 여러모로 살펴주셨음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대한 그해 우연히 중앙일간지 사회면에 실린 뇌물수수혐의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얼마나 놀라고 안타까웠는지 모릅니다.
제가 알기로는 절대 그런분이 아니셨고 오히려 깐깐하시기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여서 저같은 소대장들이나 상급지휘관들께선 매우 장군님을 어려워 하였었죠.
그 당시 저희 전투지원중대 중대장님께선 장군님께서 절 좋게 생각하신다는 사실때문에 여단사령부에서 무슨 회의가 있으면 일부러 절 참석시키기도 하였습니다.
항상 뵐때마다 약간은 작은(?)키에 단단한 체구 게다가 말수도 적은분이 어찌저리도 부지런하게 여기저기 시찰을 잘 다니실까...못내 불편하기도 하였답니다~^^;
제 기억속에선 "존경"이라는 한 단어로 자리매김하셨던 장군님의 초상이 이젠 법정에서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 계시는 모습으로 일면식도 없는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되는 불명예를 겪고 계시다니...참으로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세파에 묻혀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중 자주 들어오곤 하는 인터넷한겨레에서 우연히 사건의 대략적인 윤곽과 재판을 담당한 고등군사법원장의 비위사실을 접했을때, 96년의 신문보도를 접했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그러할진대, 한 순간에 피고인의 지위로 격하돼버린 당신께선 그 쓰라림이 오죽 하시겠습니까...
그러나 장군님...
결코 좌절하시거나 그들의 썩은 칼날을 두려워 하지 마십시오. 사회의 겉모습이 제 아무리 혼탁한들 도도이 흐르는 정의의 생명수는 언제나 선악을 분명하게 심판하게 되는 것이겠지요.
한 평생을 군인으로 살아오시면서 경험하셨을 숱한 고난과 보람의 순간들...그 자랑스런 시간의 편린들을 이제 명예롭게 갈무리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를 비롯하여 장군님을 아는 모든 사람들이 당당한 증인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제 혼자라 생각지 마시고 힘내십시요.
그리고 약해지셨을 건강을 잘 살피시길 바랍니다.
장군님께서 이 글을 보게 되시길 바라면서...
예비역 중위 장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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