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부산에 있는 한 대학에서 교사를 꿈꾸고 있는 한 여대생입니다.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어가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해서 평소에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학교, 특히 학교 안에서의 교사의 역할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며,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필요한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안에서만이 아니라 학교 밖을 벗어나면 그 아이들이 장차 이 사회를 구성하고, 사회 집단을 만들어나갈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며, 이는 전 생애를 걸쳐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선생은 의도적이며 계획적이며, 연속적인 교육을 하는 선생이기 이전에 학생들과 순수한 만남을 추구할 수 있는 따뜻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선생은 교육자로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자신의 직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오로지 안정적인 직장으로만 판단하고, 선생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인간들을 보면 정말 화가납니다.
사람을 키우는 선생으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기르는 일에 아무런 자신의 관점도 없고, 철학도 없고 사람에 대한 진정한 애정과 관심도 없으면서, 오로지 지식 경쟁사회에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지식만 전달하면 자신의 임무는 끝났다고 생각하는 점이 역겹습니다.
인간으로서 과연 자신이 선생으로서 신뢰를 받을 만한 인간인가? 하는 점에 대한 생각은 없고, 한 번 선생이 되었으면, 앞으로 영원한 선생이라고 생각하고 매너리즘에 빠져 학생들을 가르치고 키우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것이 이 나라 교육현실이 아니고서야 무엇이겠습니까?

최근 뿌리깊은 나무로 우리나라 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중세 시대에 존재했던 언어가 지금도 방언에서 표준어에서 그 옛 형태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계십니까?
한 번 존재했던 것은 그 존재가 없어진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와 만남을 가지는 것, 즉 후세에게 전달되어 가는 겁니다.
가족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할아버지,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그 존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이 아버지, 어머니에게로 또 그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전달되어 가는 것입니다.
때문에 교육이라는 것은 교사와의 만남이라는 것은 일시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를 거쳐서 다음 후세에게로 이어져 가는 우리 자신이며, 우리의 삶의 총체인 것입니다. 학생의 삶과 죽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인데, 학생들에게 그딴식으로 행세합니까?

과거와 달리 현대에 이르러 학생들의 비행, 자살, 불행이 문제시 되고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학교에서 선생들이 가져야 할 어떤 교육관, 자신의 철학,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사랑의 결핍이 이런 사회를 만들고 있는데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선생을 직업적인 면으로 판단하고 오로지 돈으로만 판단하고 선생이 되어 지식의 전달에서만 그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둘째는 교육받는 주체인 학생이 교육에 대해서 잘 알고, 선생이라는 직업에서 잘 알아야 하는데, 학생의 권리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나라 교육은 너무 폐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은 교육을 받는 주체인 학생에게 초점을 두고 시행해야 되는 문제인데,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마치 선생이 벼슬이라도 된 양 학생위에서 군림하고자 하는 것과 학교교육의 역사, 정의, 선생의 역학에 대해서 정작 알아야 할 학생은 모르고, 선생들만 알고 있다는 점에서 잘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사의 권위,존경이라는 감정은 학생에게 주입시키고 학생 스스로가 가져야 할 문제가 아니라 교사 스스로의 행동, 태도에서 우러나오는 분위기에 학생들이 감화되어 가는 것인데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에 대해서 너무 억압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교육행위라는 것은 불평등에서 평등으로 가는 신성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의식의 성장과 함께 모든 인간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듯이 교육이라는 것은 좀 더 나은 사회로의 변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교육에 대해서 학생들은 교육의 역사를 잘 모르고 교육의 정의와 가치에 대해서도 모르고 선생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그냥 학교에서 하는대로, 학교에서 당하는 대로 그것이 사회의 진실인양 알고 있습니다.
교육받는 주체인 학생이 교육에 대해서 잘 모르니, 이는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무도 학교에서 그런 것을 알려주지 않으니까요.

단순히 시험을 치르기 위한 과도한 지식을 암기하기 보다는 학생이 앞으로 삶을 살아나갈 수 있는 근본이 되는 힘, 심리와 철학에 대해서도 역사를 공부하면서, 문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한 번 고민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진정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교사가 있으므로 해서 학생들이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의 문제를 골치아프다고, 학생들의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회피하는 비겁한 선생보다는 진정한 선생이라는 것이 무엇이지 고민하는 사람이 선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전의 한 고등학교에서 여고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학생이었던 사람으로서, 또 교사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애도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