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PD수첩을 보았습니다.
한국의 권부 4편 국회편입니다. 안 보신 분들은 한번 보십시오.
보고 나면 원래부터 짜증났던 한국 국회에 대한 실망도 느끼시겠지만,
영국과 독일의 의회에 대한 부러움과 상대적인 한국 국회에 대한 부끄러움을
동시에 가지게 되실 겁니다.
한국 의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지역주의 리더십에 기초한 공천 등등
고쳐야 할 부분이 많고 그것들이 우선 순위이지만,
저는 프로그램을 보는 도중에 의자를 주목해서 보았습니다.
영국 국회의 의자는 일자형으로 여러명이 동시에 앉더군요.
출석률도 높다보니 의원들끼리 살이 부대낄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서 회의합니다.
독일 국회의 의자도 안락해보이지 않는 의자였습니다.
그런데
한국 국회의 의자는 어떠합니까.
떡 하니 허리 펴고 이리저리 허리 돌리면서 나름대로의 편안함(?)을 맘껏 즐길 수 있습니다.
의자 간의 거리도 비교적 멀기 때문에 다리 뻗고도 의자 돌리면서 의원들은 의정활동 합니다.
의자가 사고를 만든다라는 글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의자 속의 안락함 속에서 국회 의원으로서의 특권 의식 느끼면서 국민들을 대표하겠습니까?전혀 그럴 수 없습니다.
의원들끼리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특히 큰 소리로 떠들지 않아도 목소리 다 들리도록
의자 간격 좁히고 의자도 평범한 의자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안락한 회전 의자에서 허리 떡 기대고서 어떻게 상대방의 의견을 이성적으로 듣겠습니까?
평범한 의자에서 서로 열띤 생산적 토론을 해야 합니다.
보통 의자에서 보통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 진정한 보통 사람의 대표, 국민의 대표인 국회 의원 아니겠습니까?
비싸보이는 흰색 국회 의자도 국민의 혈세이고 국정 활동 잘하라고 국민이 사준 거 아닙니까
그런데 국회의원은 인풋에 비해 형편 없는 아웃풋을 만드는 경제적으로 보면 한심하고 빨리 버려야 할 생산기계입니다. 의자 값도 경제적으로 보면 정말 아깝다는 말입니다.
국회 의자를 바꾸는 일이 정치 개혁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겠습니다만, 의회 안의 올바른 토론 문화가 정착되도록 대대적인 국회 의사당의 손질이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또 의자 바꾸는 일은 정치 개혁의 다른 개혁들 보다 개혁 당사자인 국회 의원들에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일입니다. 비교적 행하기 쉽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민의가 수렴되서 어서 빨리 고쳐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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