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지난 대선(2002, 12, 19)前에 작성하였지만 외부사이트에 공개하지는 않았는데 국민들의
잘못된 선택으로 뽑힌 대통령이 이끌어갈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되어 뒤늦은 감은 있지만 여기에
올립니다. 지난날 마땅히 타도되어야 할 인권유린정권이 고사직전 순간에서 김대중 정권의 막대한
지원으로 인권유린정권은 다시 부활하는데 성공하게 되었고, 북한의 독재자가 계속적으로 인권을
유린할 수 있는 정권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경제적 뒷받침과 5년간의 시간을 벌어 주었다. 그 결과
독재자 김정일의 권력기반을 더욱 강화시켜 줌으로써 북한의 인권개선은 그만큼 후퇴하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핵무기개발을 통해 북한을 더욱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버렸다. 핵무기 개발
자체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인권유린정권이 핵무기 통제권을 가지게 되는 사태가 무서운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사태를 몰고 온 김대중 정권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자기합리화에 빠져 있다. 5
년간의 허송세월을 보내고도 아직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김대중 정권의
과오를 계승하게 될 노무현 정권의 출현으로 인해 우리는 또다시 5년간의 세월을 허송하게 될 상황
에 처해있다.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기--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들어가겠다. 온갖 악행을 자행하는 조직폭력집단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조직폭력집단은 가장 악랄하면서도 워낙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정부의 공권력으로도 감히 통
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하자. 그런데 어떤 대통령이 나타나, 그 집단은 국민들을 상대로
어떤 행동을 저지를지도 모르니 대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 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
고 그러한 결실을 얻으려면 폭력집단을 먼저 안심시키는 것이 우선이므로 그들을 감동시킬 햇볕정
책은 필수적이고, 그렇기 때문에 물자지원을 해줘야 하는한다는 주장을 내세운다. 물론 그렇게 하
면 조직폭력배들에게도 일정한 수입원이 보장될 것이므로 그만큼 국민들을 상대로 폭력과 불법을
저지르는 행폐를 줄이게 될 것이라는 논리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승--
그래, 그런 논리도 나름대로는 일리가 있다고 본다. 부분적으로만 본다면...조직폭력배들에게 돈
을 대주는 것이 국민들의 안전을 지켜 주는 방법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또 조직폭력배와 대화
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가장 악랄한
조직폭력배 조차도 자신만큼은 인간적으로 다스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소영웅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어떤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폭력집단의 두목을 대등한 자격으
로 만나 함께 악수하는 장면을 하나의 업적으로 여기는 사람이라면...그리고 그러한 장면 하나를
연출시키기 위해 국민들 몰래 4000억원의 뒷돈까지도 갖다 바치고, 또 그런 행위를 더 가치있는 것
으로 판단하는 사람들에게는...그리고 비록 조직폭력배라 하지만 같은 민족인만큼 그들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는 없으며, 어떤 경우에도 충돌은 막아야 하므로 더욱 인내심을 가지고 무조건 적인
대접을 끝까지 보장해줘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전--
그렇지만 우리 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사회적으로 엄청난 힘을 가졌다고 해서, 또 그 집단이 어
떤 행폐를 저지를지 모르는 불안한 집단이라고 해서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가 공공연히 통한
다면...그런 사회에서 말하는 사회정의는 무엇이며 또 원칙은 무엇인가? 국민들을 아무리 괴롭히
는 집단이라도 힘을 가지고 막무가내로 행동하기만 하면, 오히려 그런 행위가 경제적으로 지원받
는 이유로 둔갑된다면 사회정의와 원칙의 논리가 어떻게 통하겠는가? 설령 폭력집단에 돈을 지원해
야만 국민들의 평화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사회정의의 도덕률과 원칙의 중요성까지 훼손할 만큼
절실한 것일까? 인간관계에서 무조건적으로 베풀어야만 유지될 수 있는 굴욕적인 관계가 얼마나 지
탱될 수 있을까? 폭력집단이 그토록 무섭다면...그들에게 굴복하는 방법보다 반대로 폭력집단에게
당하지 않을 만큼 자신들의 힘을 기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폭력을 당하지 않는 방법
은 폭력집단을 제거해야 하는 것이지, 폭력집단에게 돈을 갖다 바치는 것이 될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폭력집단의 힘만 더 키워줄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결--
흔히 현정권의 대북정책을 햇볕정책이라고 말한다. 부분적으로는 일리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함정이 있는 논리이다. 햇볕정책은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정책을 말한다. 즉 따사로운 햇볕으로 상
대방의 외투를 벗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상황설정이 다르다. 그냥 야외에 서있는 힘없는 사람에
게는 통하는 방법일지 모르지만, 햇볕을 동력원으로 에어콘을 가동하는 집안에서 시원한 바람을 편
안히 즐기는 사람에게 햇볕으로 외투를 벗게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현실은 바로 그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햇볕을 받은 김정일은 그 햇볕을 집안의 전력원으로 마냥 즐기고만 있는데, 햇볕으로 김
정일의 외투를 벗기겠다는 김대중씨는 자신의 외투를 내보이며 김정일이가 벗은 외투라고 자랑하
는 격이다. 자신의 외투를 김정일의 외투라고 주장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생겨난 까닭은 도대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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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용어, 그리고 상황설정)--
건전한 상식을 갖춘 경우라면, 그리고 원칙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햇볕정책의
자기모순을 판단할 수 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
엇일까? 아마도 용어의 서로 다른 해석과 서로 다른 상황설정이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
된다. 즉 북한이라는 대상은 실질적으로는 김정일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이지만, 용어적으로는 독재
자 김정일과 불쌍하고 보호받아야 될 북한주민들이 구별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현실을 논리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용어의 일반적인 개념틀에 짜맞추어 자신의 관점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
에 그 모순점이 잘 보이지 않게 된다.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배경에는 남한을 고양이, 북한을 쥐라고 보는 것과도 깊이
관련된다. 그러니까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물기 때문에 도망갈 여지를 남겨두고 몰아세워
서 한다는 상황인식으로 남북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잘못된 상황인식
이 문제를 가장 왜곡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듯 하다.
1000 명의 사원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돈많은 사장과 100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있는 조직폭력
배 두목이 있다고 하자. 그리고 돈많은 사장과 조직폭력배의 두목사이에 어떤 충돌이 생겼다고 하
자. 이때 여러분들은 어느쪽이 강자라고 생각하는가? 1000 명의 사원을 거느린 회사의 사장이 돈
이 더 많으니 강자라고 보는가?
얼핏보면 돈많은 사장이 사회적으로 더 막강한 강자로 보일수도 있다. 경제적으로도 더 풍요롭지
만 10배나 더 많은 사람들을 거느리고 있으므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
될 것이다. 비록 상대방이 조직폭력배들이라서 힘센 사람들이긴 하지만 10배나 되는 사람을 당하기
는 힘들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추론은 현실을 너무나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
이다. 물론 단순한 경제력만 보면 1000 명의 회사가 더 월등하지만, 힘이라고 하는 물리력의 관점
에서 보면 경제력도 물리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더구나 조직폭력집단은 숫자가 적다고 하더라도 철
저한 상명하복과 엄격한 지휘체계로 유지되기 때문에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일반집단으로
는 결코 그 상대가 되지 못한다.
내 생각에, 남한 사람들이 자신들을 고양이로 비유하고 북한을 쥐로 비유하는 것을 가장 잘 이용하
고 있는 사람이 바로 김정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은 스스로가 쥐가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
문이다. 남한이 먼저 북한에 처들어 갈 수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김정일이가 더 잘안다. 그러니
까 진짜 고양이는 북한이고...남한이야말로 쥐의 신세로 전락해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남한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남한의 정치지도자는 그 누구가 권력을 갖던 상관
없이 남한이 먼저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결코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북한을 먼저 공격하는 남한의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북한을 공격하기도 전에 남한내부에서 민족반역
자로 규정되어 정치무대에서 퇴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일이가 남한의 권력자를 만나는 것은 선
택사항이지만, 남한의 지도자가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는 것은 희망사항이다. 이처럼 남북한의 역학
관계는 철저히 북한의 주도하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그것을 정녕 모르고 있는가?
제대로 상황설정을 하면 이렇다. 북한은 먹이를 찾는 고양이고, 남한은 단지 배부른(경제적으로 풍
요롭고 자유가 보장된) 쥐에 더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햇볕정책은 쥐가 고양이에게 다른 먹이감으
로 자신의 몸을 보장해 달라고 구걸하고 있는 정책에 다름 아니다. 구걸은 힘없는 쥐가 하는 것이
지, 고양이가 뭐가 아쉬워서 쥐에게 구걸을 한단 말인가? 북한의 김정일은 어떤 권력자보다도 아쉬
울 것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궁지에 몰린 쥐가 결코 아니다. 해방이후 반세기가 넘는 독재체제
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되고 있고...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권력세습이 성공한 나라이기도 하
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에 대항하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한다. 물론 북한에서도 반기를 드는 세력이
가끔 생겨나긴 하지만...그런 세력은 철저히 진압되기 때문에 어떠한 구심점의 역할도 될 수 없
다. 구심점의 영향력은 고사하고 그런 사실은 1급비밀로 처리되어 외부에 알려지기조차 어려운 상
황이다. 그런데도 김정일이가 고양이에게 몰리고 있는 쥐로 보이는가?
--마지막으로 덧붙이면서--
우리가 비록 북한보다 막강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지만, 북한은 남한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조직화
된 강력한 독제체제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양이 처럼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게 있었다.
반면에 남한은 노벨상에 눈이 어두운 철없는 지도자의 잘못된 처신과 판단으로 인해 스스로 쥐의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정부만큼은 김대중씨의 잘못된 정책을 절대로 답습
하지 말아야 한다. 김대중대통령의 가장 큰 역사적 과오를 지적하면...남한의 강력한 경제력으로
호랑이가 될 수 있는 길을 포기하고 스스로 쥐가 되는 어리석음을 범해놓고, 스스로는 자신이 쥐
를 생각하는 고양이쯤으로 착각했다는 점이다. 어쨌던 그 결과로 인권을 유린하는 김정일 독재정권
의 체제만을 도와주게 되었고,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만드는 체제에 협조하는 역할을 하였을 뿐
이다. 우리는 지난 5년을 이렇게 허송하고 말았다. 황장엽 선생의 높은 혜안이 새삼 위대해 보이
는 순간이다.
흔히 진보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지난 전두환 정권시절에 많은 사람들의 인권이 유린되었으며 그
때문에 민주화 운동을 전개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전두환 정권때 많은 민주화 요구 시위가
있었다. 그런데 만약 어떤 사람이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수가 있으니 시위를 자제하
고, 화해와 협력으로 대응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 당신은 수긍하겠는가?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면
서 권좌에 오른 사람이라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니 모조건 궁지에 몰아서는 곤란하다며 국민
이 모두 단결하여 전두환 정권에 대해 충분한 협력과 현금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당신은 무
엇이라 반박할 것인가? 누가 궁지에 몰린 쥐라고 생각하는가? 전쟁(또는 투쟁)을 피해야 한다는 당
위성은 불필요한 희생을 막기 위함에 있는 것이지, 사회정의가 짖밟히고 원칙이 무너지고 인권이
유린되는 상황에서도 침묵이 계속 미덕으로 포장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북한의 주민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인권을 유린하는 김정일 독제체제에 협조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끄러운 일인지도 깨닭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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