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연 > 변호사 비리 > 법조계 비리 '솜방망이 처벌' 눈살

지난해 8월 사회적 논란이었던 김홍수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해 현재 실형을 살고 있는 판.검사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나 법집행의 공정성과 법조계의 자정의지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법조 프로커 김홍수 씨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부장판사와 경찰관이 항소심에서도 다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 김 모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피고인에게 돈을 줬다는 시점에 김 씨와 피고인이 만났다고 보기 힘들고 세 차례 향응과 천만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인정하기 힘들다"며 무죄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명수배 조회 결과를 알려주는등의 대가로 김 씨로부터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모 경정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오늘 무죄판결에 대해 검찰 고위직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제식구 살리는데 체면을 차리지 않는다"며 "결국 조관행 전 고법부장판사의 무죄를 위한 것으로 재판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니 계속 무죄를 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한 두번 봐온 일이 아니다"며 "당연히 상고할 것이다"고 말했다.

▲ 시민단체 "법조계 자정의지 의심스럽다"

한편 시민사회단체인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는 검찰과 법원의 법조비리 근절대책을 발표 1년을 맞아 16일 배재대에서 법조비리 근절대책 평가토론회를 개최해 "지난해 김홍수 법조비리 사건 관련자 가운데 현재 실형을 사는 판.검사는 단 한 명도 없다"며 "공정한 법집행과 비리근절을 위한 법조계의 자정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김홍수 법조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사람은 모두 9명으로 이가운데 전직 판사가 2명, 전직 검사 3명이었으며 김홍수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은 조관행 전 부장판사는 2007년 4월21일 법원으로부터 보석허가 결정을 받았고, 다른 사람들도 집행유예를 받거나 무죄로 풀려났다.

토론회에서 김거성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상임집행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민 71.9%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주장에 대해 동의할 정도로 사법에 대한 불신이 깊으며, 법조계의 폐쇄성, 부패통제시스템 미비, 개혁의지 부족이라는 국민의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BS사회부 권혁주 기자 [email protected] 72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