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한 해도 저물어 가고 있다. 2007년만큼 법조인들이 매스컴의 중심에 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미FTA의 체결로 인한 법률시장의 개방,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른 법조인 양성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의 제정에 의한 국민의 형사재판에의 참여 등 법조환경 및 제도를 변경시키는 중요한 이슈들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제도와는 무관하게 한 변호사의 충격적인 폭로로 또다시 법조인이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 폭로자가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심도있는 폭로가 가능하지도 아니하였을 것이고, 폭로하였더라도 그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였을 것이라는 점에서 법조인의 영향력이 대단한 것임을 새삼 느끼게 한다.
위 폭로사건을 대하는 국민들의 입장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다. 첫째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개가 자기 주인을 무는 것과 같은 파렴치한 짓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법률가 모두를 신의와 의리가 없는 집단으로 치부한다. 그리하여 벌써부터 기업들이 사내변호사의 고용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기도 한다. 둘째는 불의와 부패를 고발하는 용기있는 법조인이요, 이 사회의 어두움을 밝히는 사명자라는 입장이다. 셋째는 인간적으로는 옳지 않은 행동이지만 기업문화가 투명하고 정직하게 바뀌며 이 사회가 더욱 성숙하고 선진화되는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변호사의 윤리 측면에서 보면 수임인과 의뢰인의 관계가 아니고 피용인과 사용인의 관계이므로 변호사법상의 비밀준수의무 위반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변호사로서의 윤리와 사회적인 역할에 대하여 다시 한번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변호사가 이익만을 위하여 불법에 영합하거나 불의에 동조하여서는 아니됨은 당연한 것이지만, 한편 변호사는 정의를 부르짖으면서도 직업의 특성상 죄인인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변호하여야 하고, 부당한 당사자를 위하여 변론하여야 한다. 변호사는 성직자가 죄인의 고백을 듣고 함께 아파하고 그 비밀을 지켜야 하듯이 허물많은 당사자와 함께 고통을 나누어야 한다. 법률시장의 개방과 법조인구의 증가, 그리고 사회의 복잡화와 경제의 발전으로 변호사의 역할은 증대될 것이고, 한편으로 더 높은 윤리성이 요구될 것이다. 변호사 모두 좀더 겸허하고 진지한 마음으로 변호사의 윤리와 역할을 생각하고 변호사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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